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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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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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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6. 뉴스코리아 <데스크칼럼> / 최윤주 편집국장


나라 혹은 왕조가 망하는 데는 역사적인 공통점이 있다. 정권의 부패와 극에 달한 빈부격차가 바로 그것이다.

지중해 연안의 조용한 나라 튀니지도 마찬가지였다.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튀니지는 55년의 독립국가 역사 가운데 대통령은 딱 두 명밖에 없었다. 초대 대통령은 31년간 장기집권을 했고, 두 번째 대통령은 23년간 대통령 노릇을 했다.

역사 속의 독재가 대부분 그러했듯이 튀니지 또한 법은 대통령의 권력을 위해 존재했고, 공권력은 권좌를 지키는데 사용됐으며, 모든 부귀영화는 대통령의 주변에서 움직였고, 부정부패는 극에 달했다. 독재정권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활화산처럼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26세 청년이었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극심한 고실업 시대에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없었다. 과일장사로 생계를 이어갔지만, 노점단속을 벌이던 경찰에게 이 마저도 모두 빼앗기기 일쑤였다. 항의도 하고 청원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2010년 12월 17일,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정부청사 앞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했고, 2011년 1월 4일, 끝내 숨을 거뒀다. 그의 분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본인조차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죽음은 독재정권을 청산시키는 ‘재스민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평범했던 젊은이의 고귀한 희생은 튀니지 역사의 물꼬를 바꿔놓은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와 위키리크스가 혁명의 촉매제가 됐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는 인구의 65%가 25세 이하인 젊은 국가로, 전체 인구의 18%가 페이스북에 가입돼 있고, 고졸자의 60%가 대학에 진학하는 고학력 사회다.

노점상인 분신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타고 번지며 도심 시위를 촉발시켰다.
1월 4일, 그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시위는 등불처럼 번져갔다. 정권의 장기집권과 부정부패, 극심한 빈부격차와 만성적인 고실업, 살인적인 고물가로 인한 생활고가 이미 극에 달한 상태라, 민초들의 반정부 시위는 걷잡을 수 없었다.

벤 알리 대통령은 뒤늦게 차기 대선에서의 불출마 선언, 내각해산 등을 약속했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결국 벤 알리 대통령은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사망한 지 딱 10일만인 1월 14일, 23년간의 철권통치를 내려놓고 줄행랑을 쳤다.

‘튀니지의 봄’을 가져온 재스민 혁명은 아랍권 전체 민주화 운동에 불을 지폈다. 알제리에서는 튀니지와 흡사한 분신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모로코·리비아 등 튀니지와 인접한 북아프리카 인근국가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봉기가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수단·시리아·요르단·예멘·사우디 등의 아랍국가에서도 민주화의 불길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독재자들에 의해 움직이던 중동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석유자원을 두고 얽히고설킨 국제관계의 눈먼 정의들이 뿌리채 흔들릴 역사적 사건이 꿈틀대고 있다. 역사는 독재자에게 해피엔딩을 선사하지 않는다. 권좌를 내어놓지 않으려는 독재자의 최후 발악은 결국 ‘마지막 지푸라기’ 하나에 여지없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마지막 지푸라기는 결코 우연찮은 사건이 아니다. 성난 민심을 거리로 쏟아내게 하는 단초는 이미 장시간에 걸쳐 쌓여진 민초들의 원망과 분노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마지막 지푸라기’는 쌓여진 장작에 불을 붙인 것뿐이다.

역사를 풀어나가는 열쇠는 언제나 민초들에게 있다는 절대 진리가, 독재의 끝은 결국 파국이라는 역사적 해답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어떤 모습을 전개될 지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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