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

▲ 키타무라 류헤이 감독

“이 영화를 본 모든 사람에게 전달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그중에 100명 아니 10명이라도 좋다.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일본영화 '아즈미'와 '고지라 파이널워즈' 등을 만든 오사카 출신의 키타무라 류헤이(北村龍平, 41) 감독이 오사카와 츠루하시를 무대로 태권도를 소재로 한 새 영화 "태권"을 올봄에 촬영한다. 촬영기간은 2년. 이 작품에는 자신의 소중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영화 '태권'은 일본인 불량소년인 주인공이 한국의 태권도를 만나, 재일교포 일가와 유대가 깊어지며 비로소 자신의 거처를 찾아 인간으로서 성장해간다는 내용이다. 재일교포 소녀와의 러브스토리도 그려진다. 촬영은 츠루하시를 비롯해 세트장인 오사카 스미노에구 소재 아시아 태평양센터(ATC) 및 한국에서도 촬영할 예정이다.

오사카 토요나카시 출신 키타무라 류헤이감독은 어릴 때부터 츠루하시를 놀이터로 삼아 재일교포 친구와 어울렸다. 한국과 한국영화, 그리고 격투기를 좋아한다. 뚜렷한 성격 때문에 종종 한국인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인의 관점에서

이 작품을 시작한 계기는 약 2년 전 일시 일본에 귀국했을 때 한국 동료들과의 대화중 "태권도 영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일본인이 가라테 영화를 만들어도 화제가 되지 않는다. 일본인의 관점에서 태권도 영화를 만든다면 어떨까? 오사카에 일본 최대 코리아타운이 있다. 일본인과 재일교포 그리고 태권도라는 스토리가 딱 떠올랐다. '베스트 키드'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없을까?”라는 강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1984년 미국영화 ‘베스트 키드’는 크게 히트했다. 이 영화는 내성적인 아이가 격투가 스승을 만나 수행을 쌓으면서 심신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로, 미국인 주인공의 가라테 연기는 가라테를 배우려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지난 해 26년 만에 리메이크 됐다.

키타무라 감독은 지금까지 공동제작 파트너를 찾으러 몇 번인가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만난 사람들 마다 의지를 꺾을 듯이 “왜 일본인이 태권도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키타무라 감독은 “그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엔터테이먼트 영화라는 것은 거기에서 출발한다. 내가 작품을 만들 때 흥미를 끌게 하는 것이 뭔지, 당연한 것을 당연히 하는 것에는 어떠한 매력도 느끼지 못한다. '정말 그런 일을 할 거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아니면 재미가 없다.”고 말한다.


태권도에 들어있는 혼에 주목하다

츠루하시에서 영화를 촬영한 이유에 대해 “츠루하시는 혼돈스러우면서도 정열과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LA의 코리아타운에도 없는 분위기다. 츠루하시와 같은 거리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을 무대로 이왕이면 한복판에서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 밝혔다.

“촬영이 쉽게 진행되지 않아 중지할 마음이었다면 나는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한 동기로 만든 작품은 반드시 대중에게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 영화업계의 사람에게 이런 구상을 이야기 하면 츠루하시에서는 촬영할 수 없다고 한 마디로 정리해 버린다. 예전부터 나에게는 어렵다고 해서 그만두는 발상이 없다. 힘들다고 포기하고 간단한 것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힘들다고 안 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해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왔다.”고 언급했다.

대히트 영화 ‘아즈미’를 영화화할 때도 키타무라(北村) 감독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고질라’ 영화촬영과 할리우드에 도전할 때도 모두 부정적이었다.

키타무라(北村) 감독은 “나는 힘들수록 열정이 생긴다. 그것을 극복해 만든 영화가 아니면 보는 사람에게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태권'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작품 중에 대부분은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것은 쉽게 만든 것과 모든 힘을 다해 만든 것과는 전달되는 정도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키타무라(北村) 감독은 어린 시절에 본 영화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8살 때 한때 호주에서 살았다. 왕따의 대상이 되었다. 피부색이 달라 이유도 없이 두들겨 맞는 것도 일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가 기죽지 않았던 것은 삶의 목표를 준 영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베스트 키드'와 '록키'와 같은 영화를 보고 약한 ‘인간도 노력하면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과 그런 영화에서 에너지를 얻고 자랐다.

▲ 영화 '태권'의 이미지

하지만 그는 불행히도 지금 일본에서는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다. 무리란 없다. ‘네가 각오를 정했다면 실천하면 되잖아’라는 메세시가 바로 '태권'의 이야기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 작품의 주제로 삼은 ‘태권도 혼’에는 배경이 있다. 1960년 초 자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보급시키기 위해 도복 하나를 들고 전 세계에 나간 한국의 젊은이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강한 각오가 있었다. 그 각오에는 예절, 배려, 인내, 극기, 불굴의 의지 등의 ‘태권도 혼’이 들어 있다.

키타무라 감독은 “무모한 짓의 울타리를 넘어 자신이 믿는 길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것이 나에게 있어 태권도 혼이다.”라고 주장한다.


재일교포의 협력을 이끌어 내다 / 사람과의 인연이 중요

이 작품을 위해 키타무라(北村) 감독은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오사카시의 협력을 받고, 한국의 세계태권도연맹의 후원도 결정됐다. 많은 재일교포들이 협력을 자칭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자금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고한 의지와 목표, 그리고 정열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끌어 냈다. '작은 기적이라도 남기고 가는 것' 이 영화가 추구하는 목표중 하나다.

키타무라(北村)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두 번째 메시지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다.

"재일교포 이야기는 모두 외면하려 하지만 우리 생활 속에 이미 깊숙이 스며들어 외면하려 해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자기 조국의 국기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강조하고 싶어 '태권'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히는 키타무라(北村) 감독.

“위풍당당한 재일동포 친구와 마음이 잘 맞는다. 그 친구와는 한국의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치고 박고 싸우고 부딪쳤다. 그런 커뮤니케이션의 결과 둘 사이에는 강한 유대가 생겼다. 나와 그 친구는 우리의 선조는 그랬을지 몰라도 그것만을 보지 말고 먼저 친구가 되어 앞으로 함께 해 나가자. "고 다짐했다고 한다.

(자료 민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