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중국동포⋅CIS지역동포) 취업 쿼터...일반외국인과 달리 시행
내년 재외동포 추가 취업가능자 2만2천명, 총취업자 30만 명 선 유지


외국인력정책위원회(위원장 임채민 국무총리실장)는 지난 24일 ‘2011년도 외국인력 도입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 인력은 올해보다 1만4천명이 늘어난 4만8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재외동포 쿼터는 올해와 같이 한명도 없다. 단, 재외동포의 최대 취업자 수를 올해 기준인 30만3천명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올해 10월까지 국내에 취업중인 재외동포 수가 28만1천명인 것을 감안하면 2만2천명이 취업을 위해 추가로 들어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기존 취업자(28만1천명)중에 출국자가 있을 경우 출국자 수만큼 다른 재외동포가 취업을 위해 들어 올 수 있게 된다.

외국 인력에 대한 취업 쿼터제는 이중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반외국인의 경우는 출국할 인원을 감안, 대체할 수요를 산정한 다음 쿼터를 정한다. 반편 재외동포의 취업 쿼터는 총취업인원수(總名)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런 정책으로 내년도 재외동포 추가 취업가능자가 올해 기준 2만2천명이 늘어난 셈이다. 결국 출국자가 발생해야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업종별 쿼터 배정 계획]

< 2010년 도입쿼터 >				< 2011년 도입쿼터 >
구분	계	일반(E-9)	동포(H-2)	구분	계	일반(E-9)	동포(H-2)
계	34,000	34,000	0	계	48,000	48,000	0
제 조 업	28,100	28,100	체류인원(입국자 -출국자 등)현행유지	제 조 업	40,000	40,000	체류인원(입국자 -출국자 등)현행유지
건 설 업	1,600	1,600		건 설 업	1,600	1,600
서비스업	10	100		서비스업	150	150
농축산업	3,100	3,100		농축산업	4,500	4,500
어     업	1,100	1,100		어      업	1,750	1,750

동 위원회는 경기상황에 따른 신규수효는 인력수급 및 불법체류 추이 상황을 모니터링 한 후, 필요한 경우 추가 조정하는 등 외국인인력 도입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기업의 인력수요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75%를 조기 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 외국인인력들은 주로 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등에 취업을 하게 되며, 근로환경이 열악하고 내국 인력의 대체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건설폐기물 처리업 및 소금 채취업 등에 취업될 전망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사업장간 신규 외국 인력을 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장별 전체 외국인력 고용허용한도와 함께 사업장별 신규 외국인력 고용허용한도를 설정해 운영해 왔다.
건설업의 경우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명목으로 '09년부터 운영 중인 ‘건설업 취업등록제’를 통해 동포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 침체 및 건설일용직 고용악화 등을 감안해 정부는 내년에 올해보다 1만 명 축소된 5만5천명만이 건설업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내년도의 재외동포 취업가능 인원이 2만2천명이상이 될 전망이지만, 현재 한국어시험 합격 후 추첨을 통해 한국 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동포 8만 명이 기회를 얻게 되려면 앞으로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연고 동포 대상 기술교육연수제의 폐해

중국⋅CIS지역 동포 중 무연고동포가 현재 한국에 들어와 취업을 하려면 사실상 법무부가 관장하는 재외동포 기술교육연수제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어시험에 합격한 후 1년 이상 전산추첨 대기자로 있는 무연고동포들은 신규 쿼터가 없는 관계로 재외동포 취업자중 출국자가 발생해야 들어올 수 있어, 다른 지역 교포들이 받고 있는 재외동포(F-4) 사증을 부여받기까지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들에 대한 차별적 대책도 문제지만, 과거 산업연수생제도와 다를 바 없는 재외동포 기술교육연수제는 중국⋅CIS지역 동포에게 족쇄가 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출국자 수만큼 재외동포가 들어오는 경우 방문취업(H-2)자격을 부여하면 그만인데도, 선진 기술교육 명목으로 이들을 (사)재외동포기술교육지원단이 지정하는 학원에 등록하게 하여 기술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형편이 어려운 재외동포들이 한국에 들어와 취업을 하려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다. 정부는 과거 이들 재외동포(중국⋅CIS지역 동포)들에게 한국어시험을 통해 방문취업을 약속하고, 국내 경제상황과 노동환경을 고려하여 전산 추첨을 통해 이들을 선발해 왔다. 그러나 새 정부 이후 신규 취업쿼터가 제한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연고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교육을 통한 방문취업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재외동포 취업자 관리를 하면 될 문제를 엉뚱한 기술교육연수제를 도입하여 동포들의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술교육연수를 통해 기술을 연마하거나 지식을 쌓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들이 취업하는 분야가 농․축산․어업 및 제조업 분야여서 하필 이들 재외동포들에게 이런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술교육연수를 통해서 이들 동포들이 당하는 경제적 부담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포들은 최장 9개월간(360시간)의 연수비용으로 약 3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또 연수교육을 받으며 취업도 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이래저래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한 중국동포는 “추첨을 통해 선발되지 못한다더라도 취업연수제나 마찬가지인 기술교육연수제는 없어져야 한다. 한국정부는 당초 약속대로 원칙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될 것을 왜 이리 복잡하게 정책을 만들어 실시하는 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체류 중국동포사회에서는 법무부와 이들 기술교육지원단을 “내놓은 브로커, 공개적인 강도”라고 극한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올해 단순종합(C-3) 사증으로 국내에 들어온 중국동포의 수는 1만3천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대부분이 기술교육연수 대상자임을 감안할 때, 이들이 학원비와 대행료로 지출하는 돈은 연간 수백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포들의 약점을 이용해 국내 학원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제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재외동포기술교육지원단의 구성인원, 관련 업체 간의 유착관계 등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다. 중국⋅CIS지역 동포를 대상으로 한 이러한 기술교육연수제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한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법무부가 관장하는 재외동포 기술교육연수제는 일종의 산업연수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연수목적으로 들어왔으면 연수만 해야 하는데, 대부분 취업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고용허가제법을 저촉하고 있다” 말했다. 또 “단기종합(C-3) 사증이나 일반연수(D-4) 자격으로 연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한 관계자는 “이들이 기술교육연수를 받든 안 받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이지 정부가 강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무부가)법을 저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도 정부기관도 아닌 일반학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는 식이다.

외국인력에 대한 부처 간의 갈등을 국무총리실(고용정책과)에서 조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법무부에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하고 있고, 그래도 안 될 경우 정식적으로 문제를 제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외동포 기술교육연수제는 엄연히 정부가 만들어 시행하는 제도이다. 또 교육연수 후 법무부가 인정하는 국가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꼭 이 제도가 있어야 하는가’하는 문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일반학원에서 교육받고 있으니 상관없다”는 말은 정부의 무책임한 일면을 드러낸 것이라고 교포전문가들은 꼬집고 있다. 더군다나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에서 법을 무시한다는 지적이다.

“방문취업자 인원에 제약을 둔다하더라도 들어오는 사람만이라도 처음부터 H-2(방문취업) 자격을 주면 될 것을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노동부 관계자의 말이 더욱 되새겨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