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영건)의 2011년도 예산이 370억 3,400만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2월 8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을 살펴보면, 재외동포재단 예산은 올해 (401억 6,000만원)보다 31억 2,600만원(7.8%)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전년대비 인건비는 7.4%(1억 8,200만원), 경상비는 11.6%(1억 3,000만원)을 증액된 반면, 사업비는 9.4%(34억 3,800만원)가 감소됐다.

                                      <2011년도 수지예산 총괄표> 
                                                                                                             (단위 : 백만 원)

구 분		2010 예산 (A)	2011 예산 (B)	증 감 (B-A)	%	비고
수 입	정부출연금	17,125 (42.7%)	21,447 (57.9%)	4,322	25.2
	국제교류기금	22,135 (55.1%)	14,522 (39.2%)	△7,613	△34.4
	자체수입	900 (2.2%)	1,065 (2.9%)	165	18.3	이자 이익잉여금 기타
계		40,160	37,034	△3,126	△7.8
지 출	인건비	2,453	2,635	182	7.4
	경상운영비	1,118	1,248	130	11.6
	사업비	36,589	33,151	△3,438	△9.4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는 외교통상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검토보고서에서 국제교류기금 지원금 축소대신 정부출연금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사업비가 대폭 감소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향후 사업비 감소로 인한 재단사업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만화할만한 재단의 자체 예산확보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재외동포재단 예산편성은 ‘정부출연금’과 ‘국제교류기금 지원금’으로 이뤄지는 이원화된 구조로 되어있다. 그동안 이러한 이원화된 재단예산 구조에 대해 국회는 국제교류 증진 목적으로 조성된 국제교류기금을 재외동포재단의 예산으로 전용하는 것은 국제교류기금 운용목적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교류기금의 잠식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200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제교류기금 지원액을 점차 줄이고 정부출연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송민순 의원(민주당)은 국제교류기금의 재단 지원 근거를 삭제하는 ‘국제교류재단법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이 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밖에 재일민단지원금 축소 문제, 사업간 구분의(중복의) 문제, 재외동포교육문화연수원 건립 등이 예산편성과정에서 논의된 주요쟁점들이다.


재일민단지원금 축소

재일동포 사회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재일민단 활성화를 제고하고, 재일동포사회와 모국과의 유대 강화․교류 활성화 및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유지 강화를 목적으로 지원되는 재일민단지원금은 한국경제발전에 기여한 재일교포들의 공로와 재일교포들의 역사적 배경과 특수성을 감안하여 타 지역 동포단체들과의 형평성에도 불구하고 지원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타 지역 동포단체와의 형평성을 문제 삼아 재일민단지원금을 올해예산 대비 74.2%를 삭감한 18억8천500만원을 책정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재일민단에 대한 지원금을 축소하고 자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금액을 삭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국내외의 반발로 인해 국회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올해 수준을 유지키로 한바 있다.

이러한 정부의 재일민단에 대한 예산의 대폭 삭감은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양해 없이는 조정이 힘들다는 점에서 권영건 이사장의 암묵적 동의가 있지 않았냐는 의문이 일기도 했다.

우려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재일민단지원금은 한나라당의 단독 강행 통과과정에서 나타난 불찰로 30%(21억 9천만 원)가 삭감된 51억 1천만 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다른 방법으로 삭감된 부분을 보충한다는 방침이어서 그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재일민단은 중장기적으로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기하는 한편, 정부보조금 의존도를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앙본부의 정부보조금 의존도>

구 분	2005	2006	2007	2008	2009
정부보조금 의존도	61.3%	70.2%	48.46%	42.8%	33.7%

재단 지원사업간 구분의(중복의) 문제

이번 재외동포재단의 사업비의 대폭 삭감은 국제교류기금 지원을 축소하고 정부출연금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예산의 한계 때문에 삭감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사업의 중복성 문제도 제기된 부분이다.
재외동포재단이 지원사업으로 구분하고 있는 기준은 교육, 문화보급, 재외동포사회지원 등이다. 그러나 예산집행과정에서 구분되어 있는 사업을 다른 사업에서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민족문화 보존⋅유지지원사업과 교류증진활동 지원사업의 경우 사업내용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구분 기준 없이 예산집행이 이뤄졌다.

외통위의 내년예산안 검토에 대해 재단 측은 “민족문화 보존⋅유지지원사업의 경우 문인, 극장 등의 단체에 이루어지는 지원이며, 교류증진활동 지원사업은 ‘한인회’ 중심의 지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사업에 대해 외통위는 “지원 대상도 재외동포재단이 선정한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고, 사업 내용에 있어서도 문화행사, 한국어 교육, 축제 등 사업에 특별한 구분 없이 예산 지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 심사가 사업 내용에 따른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가용 예산을 감안하여 지원하는 형태로 운용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재외동포교육문화연수원 건립 사업

한편, 재외동포의 민족정체성 확립과 내외동포 간 교류활성화를 도모,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거점 마련을 위해 200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재외동포교육문화연수원’ 건립은 정부 내 2011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예비타당성 조사가 필수적인 사업은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고, 국가재정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재외동포 교육문화연수원 건립에 대한 내국인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따라서 2011년도 예산으로 17억 1,000만원을 편성하여 설계를 추진하고, 2012~2014년에 걸쳐 사업비 463억 7,000만원을 집행하여 연수원 건립을 완료하려는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 연수원 건립은 2001년 외교통상부의 부지사용 잠정승인과 기획재정부의 5억 원 예산 배정(2001.12)이 있었으나,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본방침을 확정한 후 이를 재심의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2003년 연수원 건립계획안 집행이 보류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재단은 연수원 건립계획안을 외교통상부에 제출하여 성남 국제연구교류단지 내에 1만 9,000여㎡ 부지의 무상사용을 승인받았다. 

                          <재외동포 교육문화연수원 건립 예산안 세부내역>

구 분	1단계	2단계	3단계
사 업 명	외교부의 토지사용승인 획득	· 연수원 설계 · 건립 추진반 운영	건축
기 간	2010.3~2010. 12.	2011.3~2011.12.	2012.3~2014.12.
소요예산(안)	※ 설계비(17.1억) 2011년 예산 반영	※ 사업비(463.7억) 2012~2014년 예산반영	463.7억 (지상 4층, 지하 2층(2개동) 연면적 : 19,358㎡)

재외동포의 연수 및 교육사업의 효율성을 기하고, 재외동포의 위상 제고 필요성과 700만 재외동포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전용 활동공간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재외동포 교육문화연수원 설계비 예산 17억 1,000만원을 신규 계상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충환 의원(한나라당)은 재외동포재단의 ‘재외동포교육문화연수원 건립’과 관련하여 기획재정부가 연수원 건립에 필요한 예비타당성조사에 많은 비용이 소요됨을 감안하여 재단 자체적으로 타당성 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재단 측이 이를 시행하지 않고 예산안을 제출함으로써 예산이 삭감됐다“며, 연수원 건립에 소홀한 재단 측의 태도를 지적했다.

또 “재단 측이 연수원 건립으로 인해 생기는 사업기대효과(21억 5천만 원 비용절감) 부분을 지나치게 과장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연수원 건립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지만 재단의 건립계획이 부실하고 예산의 타당성 검증이 미비해 해당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무리 없이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연수원 건립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처음부터 다시 기획해야 할 것”이라며 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