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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1)
이수경 교수  |  editor@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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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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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토리오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
Rome was not built in a day.라는 말이 있듯이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엄청난 문화유산을 구축 확보(때로는 약탈)해 왔고, 유럽의 중심으로 교통과 문화의 요지로 발달해 온 로마를 향해 스탄스테드 공항에 내렸더니 짐 무게를 50펜스 지불하고 달아보는 기계들이 즐비했다.

50펜스의 체험 비용을 내고 배낭을 올리자 4.4Kg이었다. 10Kg이상의 무게나 가방 두께가 20센티 높이가 55센티 이상이면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 무게나 두께를 속이고 타면 벌금이 50파운드(10만원)이다. 저가 항공기이기에 기내 반입 때 실을 수 있는 캐비닛 공간이 정해져 있기에 무게나 부피, 길이에는 엄한 것 같다. 배낭 무게를 확인한 뒤, 윤숙 씨의 도시락을 카페에서 물(유럽은 탄산수와 미네랄 물이 있다)을 구입해서 먹은 뒤, 외국인이기에 비자/패스포트 체크를 가볍게 받고 나서, 신발 코트 벗고 짐 체크를 받은 뒤, 공항 안으로 들어가자 큰 공항 수준의 면세점이 화려하게 맞이한다. 7월에 갔던 미국 LA공항의 면세점 규모에 비교하면 스탄스테드 공항이 훨씬 다양하고 볼거리도 먹을거리도 많은 편이었다.

로마 챰피노(Ciampino)공항 행 게이트 번호가 전광판에 나오기까지 근처 면세점을 서성거렸는데, 의외로 생활 잡화 등 실용적인 물건 판매도 많아서 재미있었고, 해산물을 와인과 즐길 수 있는 wine bar나 카페도 많아서 저가 항공 국제공항의 활용성과 경제성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구촌 1일 생활권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기에 이러한 저가 항공의 다양성과 더불어 공항 공간의 마케팅 전략도 치열해 질 것 같다. 어릴 때 즐겼던 재래식 시장의 활용으로 지역 특산물의 상품화도 도입하여, 면세점이 반드시 향수나 서양 브랜드 상품, 초콜릿, 양주, 담배 등 한정된 고급 상품에 치우칠게 아니라, 보다 친근한 생활 물품의 쇼핑 장소로도 개발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좁은 공간의 라이언 에어에 탑승하였다. 참고로 저가 항공은 좌석이 자유라서 어디를 앉아도 된다.

필자의 옆에는 대가족 여행을 하는 이탈리아 여인이 앉았는데, 공항에서 로마 중앙역 테르미니(Termini)까지 가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한참을 날다보니 창 밖에 스위스의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이 장관처럼 펼쳐졌다. 마침 음식 판매(저가 항공에서는 음식은 모두 판매용이다)가 오기에 물을 사서 마시며 하늘에서 보는 대자연에 만취되어 약 2시간 반의 비행시간을 즐겁게 보냈다.

   
▲ 카피톨리노 박물관 전시실 벽화 작품들
챰피노 공항에 도착하자 비행기에서 내린 뒤, 공항까지 걸어 나가서 간단하게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3.9유로로 테르미니 중앙역까지 가는 논스톱 버스 티켓 판매처에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필자도 테르미니 중앙역 버스 권과 더불어, 1주일 동안 사용할 로마패스 Roma pass를 16 유로에 구입했다. 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로마 패스는 강력히 추천한다. 필자는 박물관 입장료가 없는 1주일 승차권을 구입했는데, 매트로, 버스 등의 공공기관 대부분이 이 패스를 사용할 수 있기에 상당히 저렴한 편이고 편리하다. 1주일 권, 3일 권, 1일 권 등이 있는데 체제 기간에 맞춰 구입하자.

로마의 중앙역인 테르미니에 내려서 매트로(시내 전철) 역으로 가서 당장 로마 패스의 편리함을 맛봤다. 로마는 전철 노선이 단순하고, 고층 건물로 늘어선 대도시가 아니다. 매트로(M) A선과 B선이 X형태로 테르미니 역을 중심으로 교차하고 있고, 각 매트로 역 근처에 로마의 주된 유적지나 볼거리가 몰려 있다.

필자는 일단 테르미니에서 조금 떨어진 숙소를 향했다. 케임브리지의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 탓에 두껍게 입고 온 옷은 영상 18도의 로마 날씨와 이동으로 인해 땀범벅이 되었다. 숙소는 인터넷 예약사이트에서 고객 이용자 평가가 비교적 높고, 하루 종일 힘들게 걸은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내와 가깝고 깔끔한 환경으로 적절한 가격의 호텔(런던에서는 로마의 가격으로 상당히 열악한 시설을 경험했다)을 우선으로 했다. 그래서 정한 호텔이 인터내셔널 형의 ‘쉐라톤 로마’인데, 콜로세움에서 15분 정도의 거리로 비교적 관광하기에 편하고 조용한 호텔이었다. 일단 도착한 당일은 철야 작업 후의 여정 탓에 몸살을 앓으면서 쉬었다.

다음 날 점심 경에 열이 내렸기에 콜로세움만이라도 보려고 호텔 셔틀 버스로 가장 가까운 매트로 역인 에울 마리아나(Eur Magliana)에서 6번째 역인 콜로세움(Colosseo) 역에 내렸다. 개찰구로 나가자 바로 로마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상징하는 콜로세움의 웅장한 모습과 바로 옆에 서 있는 콘스탄티누스대제(313년에 밀라노에서 로마 제국의 통합 수단으로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국교로 삼는다고 공포한 황제) 개선문, 그리고 죄인들을 수용했다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와 한때 황제나 귀족들이 거주했다는 팔라티노(Palatino)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포로 로마노와 세트로 12유로를 지불하고 콜로세움에 들어가니 영화 글래드에이터의 장면들이 튀어나올 듯한 착각에 빠진다. 리프트로 위에 올라가니 고대 로마인들이 검투사들의 목숨 건 싸움에 환성을 지르며 포효하는 사자나 맹수들에 흥분하던 옛 모습이 상상이 된다.

무려 5만 명을 수용했던 콜로세움은 고대 로마인들이 수많은 검투사의 피와 비명을 들으며 흥분을 분출시키던 잔인한 살육의 장소이기도 하다.
콜로세움 위에서 개선문과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언덕을 바라보며 아시아가 독자적 문화를 구축할 때 로마 제국의 영화와 살육과 부흥의 역사를 걸어 온 그들의 과거에 잠겨 있노라니 갑자기 먹구름이 끼고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풍과 소나기가 콜로세움을 덮친다. 참고로 유럽을 여행하려면 반드시 레인코트를 준비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참으로 변덕이 심한 유럽 날씨기에 거추장스런 우산보다는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레인코트가 실용적일 것이다.

잠시 비가 그쳤기에 밖으로 나오니 우산 파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자동으로 접는 우산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10유로라기에 들고 다니기 귀찮기도 해서 안 산다고 했더니 금방 먹구름이 또 몰려온다. 그래서 농담 삼아 5유로 같으면 사겠다고 한마디 했더니 순간적으로 제시한 반액에 오케이를 한다. 캠브리지에서 이런 우산을 샀을 때 18파운드(3만6천원)였던걸 생각하면 로마는 엄청 싼 편이었다. 물론 싼 물건이기에 고급성은 없지만 포로 로마노부터 쏟아지던 소나기를 가뿐히 피할 수 있게 해줬다.

   
▲ 콜로세움
언덕 구석구석에 동굴처럼 수인들이 머물던 방을 따라가니 팔라티노 언덕으로 이어진다. 황제의 개인 정원이 있었던 스타디움과 아우구스투스(황제)의 소박한 집과 그 부인 리비아의 집, 도무스 플라비아의 안뜰의 대리석 등을 구경하면서 약2000년 전의 고대 문명이 만든 건축물이 그다지 낯설지 않게 느껴졌고, 벤허를 생각나게 만드는 대전차 경기장을 멀리서 보며 정원에 올랐을 때는 다양한 고대 중세 건축물이 곳곳에 남아 있는 로마시내에 밝은 햇살이 비췄다.

미열 탓에 간단히 콜로세움만 보려고 했건만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사전에 로마에 관해서 메모했던 여행 책과 지도를 호텔에 두고 약간의 유로와 로마패스만 갖고 나왔기에 2유로의 METRO ROMA BUS MAP을 구입하여, 진실의 입 Bocca della Verita(중세 시대의 하수관 뚜껑이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팩과 오드리 햅번의 장면이 인상적인 곳)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기에 현지 사람들에게 묻자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결국 세계 공용어인 바디 제스처로 동그라미 얼굴과 입 속에 손을 넣는 흉내를 내니 깔깔거리며 자세히도 가르쳐준다. 언어는 달라도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든 통하는 것 같다.

가르쳐 준 곳으로 가다 보니 자그마한 입구에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위치가 애매모호하긴 하지만 보물찾기 하는 재미도 여행의 즐거움의 하나이다. 진실의 입은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이란 성당 입구에 있는데, 바로 맞은편에 비차케리가 세운 트리토니 분수가 역동감 있게 물을 뿜어내고 있고, 옆쪽으로 로마 공화정 시대에 지운 포룸 보아리움의 신전이 잘 보존되고 있어서 기다리면서도 밖을 보고 있으면 그다지 지겹지는 않다. 잠시 있으려니 한국의 여성 단체가 도착한다. 앞에는 일본 사람들이, 뒤에는 중국 사람들이 많아서 아시아의 익숙한 언어가 귓속으로 들어온다. 사진을 찍고 성당을 돌고 나서 발걸음을 산토모보노 교회 쪽으로 옮기다 보니 거대한 광장과 화려한 건축 조형물이 나타난다. 바로 통일 이탈리아의 초대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의 공적을 기린 카피톨리노 언덕(16세기에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로마의 요새이자 고대 로마시대의 중심지이다)과 베네치아 광장 Piazza Venezia이 보인다. 웅장한 고대 건축물이 주변의 유적들과 더불어 거대한 광장 주변을 화려하게 만든다. 로마 시내는 콜로세움 혹은 비토리오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Vittoriano)을 Landmark로 하면 찾기 쉽고 알기 쉽다. 이 주변에는 상당히 많은 유적과 기념박물관, 광장이 군집되어 있고, 시간과 체력만 좀 있으면 트레비의 분수/나보나 광장/스페인 광장/ 포폴로 광장/판테온/미넬바 광장 등을 다 둘러볼 수 있다. 물론 전부 보고 걷다 보면 발바닥에는 자연스럽게 몇 군데의 물집도 생기지만, 그만큼의 투자 가치는 있는 곳이다.

미켈란젤로(이탈리아의 수많은 조각 작품들을 보다 보면, 그나 레오날드 다빈치는 천재적인 건축가이자 조각가이고 과학적 의학적으로 분석하여 그림을 그린 화가임에 틀림없다)가 설계한 캄피돌리오 광장 Piazza Campidoglio 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청동상이 위엄 있게 서 있다. 그 좌우로 카피톨리노 박물관 Museo Capitolino이 있고 중앙에 세나토리오 궁전이 있는데, 이미 폐관시간이 넘었기에 어둠이 내리는 속에 트레비의 분수Fontana di Trevi 쪽으로 향했다. 많은 관광객을 따라서 분수 쪽으로 갔더니 바로크 양식의 화려하게 물을 뿜는 분수 주변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1762년에 건설했다는 로마 최대의 분수는 바다의 해신들을 다루고 있는데, 뒤로 서서 이곳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로 돌아온다는 설에 의해 곳곳에서 동전을 던지는 사람이 있었다. 물론 필자도 어느새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

분수 주변에는 이탈리아의 화려한 마스크(가면)나 유리 공예품 등의 관광품 판매점이 즐비하고, 아이스크림 젤라또 매장에는 관광객이 몰려 있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분수와 인파 속에서 로마를 느끼느라 하루 종일 굶었기에 호텔로 돌아오려고 베네치아 광장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골목길로 접어들어서 오다 보니 마더 테레사의 생전 활동사진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는 성당이 보였다. MADRE DELLA CHIESA라는 성당인데 들어가 보니 성스러운 분위기의 넓은 성당이었고, 천정이나 벽면에는 거대한 마리아와 어린 천사들과 그리스도의 그림이 장엄하게 그려져 있었다. 책이나 관광 지도에는 소개 되지 않은 곳이지만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와 더불어 숙연해질 수 있고, 한편으로는 내 자신을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이기에 좋았던 것 같다. 트레비의 분수에서 베네치아 광장으로 오는 길에는 한 번 들러 보고, 초연한 시간도 가져보면 어떨까?

다시 비토리오 에마뉴엘에2세 기념관에 나오니 콜로세움 역 쪽을 향해 맞은편을 보면 고대 트라야누스의 큰 기둥이 보이고, 그 옆에는 거대한 열주와 트라야누스 시장과 포룸 유적지, 기둥 뒤쪽의 성당 등을 비추는 네온과 달빛으로 인해 마치 환상적인 로마 세계에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낮에는 고대 유적지를 보고, 밤에는 화려한 베네치아 광장 앞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와 더불어 열정적인 로마, 고독보다도 자유의 행복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렇게 5분 정도 걸어서 내려오니 콜로세움과 개선문이 그림 같은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낮에 보는 웅장함과 다른 달빛과 불빛이 교차하는 야경 또한 로마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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