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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을 이용한 이탈리아 여행 계획
이수경 교수  |  editor@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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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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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새 서머 타임이 사라지고, 오후 4시경이면 어둠이 기웃거리는 계절이 되었다. 게다가 변덕 심한 초겨울 날씨는 비바람을 동반하는 터라 저녁엔 주로 숙소의 특파원 가족과 식사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많아졌다.

길고 긴 밤 시간을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와인을 즐기면서 영화 [대부]나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등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 보니, 화려했던 르네상스 문화의 발상지를 둘러보고 고대 로마시대부터 보존해 온 수 많은 유산과 책에서나 봐 왔던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 그리고 다양한 현대 패션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이탈리아 사회와 현실적인 문제 등에 대해서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카피톨리노 언덕에서 보는 로마 시내
마침 필자의 옆방에 거주했던 이탈리아 학생(케임브리지대학 박사과정)이 지금 이탈리아 사회는 상당히 불경기라서 취업률도 낮고 산업이 활성화가 안 돼 취직 문제가 심각하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불교적 영향이 강한 일본에서 오래 살아 온 필자는 영국의 가이폭스데이를 통해 로마 가톨릭 문화와 종교적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과 가톨릭 신자가 90%에 달하는 이탈리아 문화권이 양산해 온 화려한 종교 예술 작품에 흠뻑 젖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다행스럽게도 유럽은 저가 항공이 발달되어 있고, 라이언에어나 이지젯 같은 항공사에 등록을 해 놓으면, 수시로 값싼 비행기 티켓에 대한 안내를 보내온다. 런던에서 유럽 주요 공항이 편도 1—2만원에 거래될 때도 있다. 단, 저가 항공이기에 세세한 항목에서 발생하는 경비가 많이 든다.
예를 들면 취소의 경우 리펀딩이 안되거나(non-refundable) 이름 스펠을 수정할 경우 수수료가 필요하며, 기내 휴대용 가방은 10킬로그램 및 크기가 제한된 가방 1개만 가능. 인터넷 혹은 모바일로 예약 안내를 받을 경우의 수수료, 온라인상의 셀프 체크인이 필요하며, 탑승표(보딩 패스)를 자신이 할 때의 수수료 등등 세부적인 항목에 비용이 지불되게끔 정해져 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도 저가 항공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이곳처럼 세세한 부분에서 경비가 발생하거나 각 수수료 등이 붙게 되면 각박한 자본주의 원칙에 반발을 느낄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부분도 이해를 해야 하고, 중요한 것은 현지에 도착하여 여행을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에 비행기에 관해서는 최소한의 안전 운행과 기본적 서비스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예 속 편할 것 같다. 사소한 일 때문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불쾌해지기 십상이니 어차피 기분 좋게 떠나는 여행, 자잘한 것은 가급적 신경 쓰지 않도록 의식을 가지는 것도 하나의 여행 방법이자 인생을 편히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물론 저가 항공 측도 원리 원칙만 너무 따지기보다, 정성어린 서비스로 가격 보완을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10월 중순부터는 일본도 학기가 시작되는 탓에 갑자기 논문이나 의뢰 기사, 학교 업무가 PDF파일로 한꺼번에 요구되는 바람에 과로 상태였다. 그래서 독일의 프랑크 푸르트행도 아쉽게도 포기를 했기에 로마행에 처음으로 라이언 에어를 이용하였다. 유럽은 거의가 예약 문화이고, 인터넷을 이용한 예약 문화로 발달된 네트 서비스도 참 다양하다. 예를 들면 내셔널 코치(공항버스) 멤버가 되거나 철도 회원으로 가입하면 상당한 혜택을 볼 수 있다. 런던 Stansted 공항(런던 주변에는 국제공항이 몇 개 된다)과 케임브리지 왕복 공항버스를 회원가 13파운드로 사용할 수 있는데, 예약 없이 타면 편도에 24 파운드를 줘야 한다. 열차, 비행기, 호텔, 레스토랑 등도 그렇다. 특히 멤버제의 발달로 인해서 그 단체의 멤버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 다양하다. 그런 예약 문화를 이용하여 이번 이탈리아 여행은 사전에 계획표를 짠 뒤, 그 골자에 맞춰서 예약 할 수 있는 곳은 전부 인터넷 예약으로 대처했다. 당연히 어떤 상황 땜에 못 갈 경우나 열차 등을 놓쳤을 경우에는 리펀딩과 수수료 문제 등이 발생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반드시 가야 한다는 각오 하에서 계획을 짜야 한다.

   
▲ 재 이탈리아 한인 음악회 모습
온라인 구입을 끝내면 사람들 속에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하는 등의 불편함이 없고, 티켓을 분실해도 웹에서 다시 프린트 아웃을 할 수 있어서 편리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 여행은 저가 항공비와 각지의 호텔, 이탈리아 국내 이동 특급 열차, 영국의 내셔널 코치는 전부 인터넷 예약으로 끝냈다. 특히 소매치기 천국이라는 말답게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의 피해 경험을 들었던 터라 최소한의 경비만 유로로 바꿨다. 케임브리지 시내에 나갔을 때, 유럽형 슈퍼마켓 및 의류 판매점을 전개하는 [마르크스 앤 스펜서]라는 곳의 환전 수수료가 좀 괜찮은 편이라고 해서 100,50,20,10, 5 유로의 지폐를 종류 별로 환전했다. 물론 이탈리아 현지에도 환전하는 곳은 많지만 수수료 차이가 있으니 유의하자.

필자는 처음엔 로마로 들어가서 각지를 둘러본 뒤, 밀라노에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웠다. 학생 때부터 칸초네를 즐겼기에, 산레모 가요제로 유명한 산레모 주변 지중해를 즐기며 모나코의 미술관을 돌면서 그레이스 케리를 생각하고, 프랑스의 마르세이유에 들렀다가 니스에서 돌아오려고 구상했으나, 너무 긴 여정이 될 것 같았고, 욕심을 채울 정도의 여력이 없었기에 이번에는 이탈리아만 다녀오기로 했다.

11월 9일, 출발 직전에 의뢰 원고를 송고한 뒤, 체력전에 대비하여 한국과 일본에서 공수한 각종 감기약과 홍삼정 등을 챙겨 넣고(과로로 쓰러지면 모든 여정은 스톱이다), 예약이 끝난 곳의 증명 서류를 프린트 한 뒤, 여권과 필요한 물품 몇 가지만 배낭에 챙기고 집을 나섰다. 사실 해외여행을 다닐 때는 지퍼가 많이 달린 가벼운 점퍼 같은 것이 절대적으로 편리하다. 관광객 티를 내며 명품 옷이나 가방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는 것은 되레 위험을 동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탈리아의 형무소에 죄수들이 넘쳐난다는 뉴스가 있을 정도니, 안심하고 여행을 하려면 여행객 스스로의 준비와 긴장도 필수인 것 같다.

한편, 필자가 출발하는 날 새벽에 우리 숙소의 Landlady 윤숙 씨(교육학 전문가인 그녀의 음식 솜씨도 짱이다)가 이탈리아에서는 낯선 사람들의 유혹을 조심하고(다양한 수법으로 남녀가 조직적 소매치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상당히 걱정을 해 준 것 같다) 건강히 잘 다녀오라는 애정 어린 편지와 따뜻한 도시락, 그리고 후식까지 잊지 않고 따스하게 챙겨놓았기에 가슴 훈훈함을 느끼며 콜택시에 탔다. 케임브리지의 택시 운전수들은 대부분이 여유롭고 진솔하게 친절을 베푸는 편이다. 새벽4시40분에 와 준 이 택시 운전수도 내셔널 코치 스테이션에 가자고 했더니, 내려서 택시 문을 열어주며 조심해서 좋은 여행을 다녀오라는 인사까지 잊지 않는다. 사람들의 정이 따스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반대로 여유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 정을 악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을 알기에 성격도 사회도 여유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새벽이었다.
공항버스 정류소는 넓디넓은 파크스 피스 잔디밭 주변에 마련된 탓에 어둠 속의 새벽 추위가 뼈까지 시리게 스며들었다. 곧 사람들이 여행 가방을 끌고 모이고, 내셔널 코치가 와서 올라타니 철야의 피로 탓에 잠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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