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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대하는 몇 가지 방식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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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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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15 경향신문 <시론>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


   
▲ 오창익 사무국장
7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버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는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으면 가장 먼저 노르웨이에 가보고 싶단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못 가서가 아니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란다.
노르웨이는 버마 민주화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다. 수도 오슬로는 버마 민주화운동의 중요한 근거지다. 버마 ‘민주의 소리’ 방송국 등이 오슬로에 있다. 버마의 민주화만이 아니다. 노르웨이는 가난한 여러 나라의 발전과 인권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P)이 8만 달러나 되는 부자 나라, 북위 62도에 위치한 추운 나라가 따뜻한 나라로 여겨지는 까닭이 여기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구 460만 명에 불과한 노르웨이를 강소국이라 부른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났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인데도 준비는 요란했다. 도로와 보도블록을 다시 깔고 꽃단장을 했다. 철사로 매단 감에다 외벽을 바꾼 파출소까지, 손님을 맞는 준비는 철저했다. 저런 것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무슨 상관인가 싶을 정도로 시대착오적이고 불필요한 것도 많았지만, 손님을 잘 맞이하겠다는 지극정성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손님도 손님 나름이었다. 한국정부가 외국 손님을 대하는 방식은 이중적이었다. 반세계화 시위를 막겠다며 외국 비정부기구(NGO) 인사들의 입국을 금지했지만, 캐나다·프랑스 등 고소득 국가의 활동가들은 별 문제없이 들어올 수 있었다.
입국금지를 당한 것은 필리핀 등 저소득 국가의 활동가들이었다. 테러나 불법시위의 우려가 아니라, 출신국가의 경제력이 기준이 되었다. 우즈베키스탄 등 무슬림이 많이 사는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은 몇 달 전부터 사찰 대상이 되었고, 이주노동자들은 대대적인 단속을 당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을 피하던 베트남 노동자가 추락사하는 비극도 있었다.

차가운 냉대는 늘 섬기겠다던 국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행사장 주변 등에서의 집회와 시위는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렸다. 1인 시위는 어떤 법률로도 규제할 수 없지만 경찰은 막무가내였다. 청혼을 위한 개인의 퍼포먼스까지 금지했고, 체포했다. G20 포스터에 쥐를 그렸다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과 경찰의 대응은 막무가내식 대응의 절정이었다.

시민들의 입은 틀어막고 서민들의 밥그릇은 빼앗아 버렸다. 코엑스 주변은 물론 서울 곳곳의 노숙인과 노점들이 철거됐다. 노점과 노숙인이 사라진 거리에는 동원된 경찰만이 차고 넘쳤다. 강자에겐 비굴할 정도로 친절했지만, 약자에겐 차갑고 또 무서웠다. 이렇게 준비한 행사의 성과는 어땠을까. 미리 선전하던 것처럼 경제적 파급효과가 24조원, 심지어 450조원이라는 믿기 힘든 전망 말고, 외국 손님들에게, 또 우리 자신에게 이번 행사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래서 우리 자신의 품격 또는 우리나라의 국격은 얼마나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노르웨이 같은 따뜻한 강소국은 아니더라도, 요란한 행사 끝에 얻은 게 결국은 돈만 밝히는 비인격적인 수전노의 이미지가 아니었을지 걱정이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아직도 기독교 장로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뿌듯함을 느끼고 있을 텐데, 장로가 손님을 대하는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예수가 들려 준 ‘최후의 심판’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다.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하고,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병들었을 때 돌보아 주고,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주어야 한단다. 우리가 지켜 본 현실은 온통 거꾸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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