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춘산 / 재중동포 소설가 ]


대중매체에 따르면 중국 호남성의 65세 농민이 도급토지징수 문제를 정책에 따르지 않고 강제집행을 하려드는 모 단위에 대항하여 '포루'를 쌓았다. 모 단위에서는 두 번이나 사람들을 보내 행패를 부렸으나 농민의 발포(기실은 꽃불놀이용예포)에 겁을 먹고 물러섰고 후에 100여명이 쳐들어왔으나 경찰의 개입으로 물러갔다.
그 농민은 25무(1무=666.7제곱미터)의 토지를 징용 당했는데 징용단위에서 정책에 따른 가격을 주지 않아 이렇게 대항해 나선 것이다. 말로는 농민권익을 수호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일들이 아직 비일비재한 지금 '포루'까지 쌓은 그 농민의 행위가 이해와 동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일은 필자로 하여금 미국의 한 어린애의 무덤을 연상케 한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0여 년 전인 1797년의 어느 여름날, 워싱턴의 다섯 살 난 어린애가 부주의로 그만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아이의 부모는 자기들의 영지에다 조그마한 무덤을 만들었다. 후에 파산에 이른 아이의 부모는 토지를 남에게 팔아야 했다. 토지의 옛 주인과 새 주인사이에 아이의 무덤 때문에 특수한 계약이 이루어졌다. 아무쪼록 아이의 무덤만은 영영 보존키로 한 것이다.
그때로부터 100년이란 유구한 세월이 흘렀고, 토지주인도 여럿이 바뀌었으나 아이의 무덤은 그대로 보존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후에 있었다.1897년, 아이의 무덤이 있는 그 땅이 풍수에 좋은 땅으로 지목되어 그랜드대통령의 능원이 거기에 세워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정부가 땅주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무덤은 100년 전의 그 계약대로 건드리지 않았다.1 997년 7월은 그랜드대통령의 능원낙성 100주년이자 어린애의 사망 200주년이었다.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능원을 수건하면서 그 곁에 있는 어린애의 무덤도 새로 장식하고 비석까지 세워 주었다.
사회전문가들은 이 일이 세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계시를 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첫째, 사람의 지위나 신분여하를 막론하고 인격은 평등하다는 것이다. 둘째, 개인영지는 신성한 것으로서 정부도 공민의 권리를 절대 침범 못한다는 것, 셋째, 계약은 어디까지나 법률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다.

현대문명은 국가의 작용은 사람들의 인신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것으로서 정부의 그 어떤 침범과 폭력도 이 직능범위를 초월한 죄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공민권리감과 법치의식이 갈수록 각성하는 지금, 이지적인 정부와 이성적인 관원들은 모름지기 평등한 자태로 공민과 대화해야 할 것이다.

(흑룡강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