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온두라스 감옥에 갇혔다가 가석방된 뒤 현지 한인교회에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한지수(27세, 여) 씨에 대한 재판이 10월 14일(목)-15(금)간 온두라스 로아딴(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섬) 법원에서 열린다.

외교통상부는 11일 재외국민보호과 및 주온두라스대사관 직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장을 온두라스 현지에 파견하여 한지수 씨 및 한 씨 변호인 측 재판준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지수 씨는, 지난 2008년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 위해 2008년 8월 온두라스에 머물다 로아탄에서 발생한 네덜란드 여성 살해사건에 연루돼 기소됐다.

사건 당시 한 씨는 같은 집에 살던 호주인 댄 로스(33세)의 방에서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다 넘어져 부상당한 네덜란드 여성 마리스카 마스트(당시 23세)를 응급처치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마스트 씨는 곧 숨졌다. 마스트는 전날 댄 로스와 바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2008년 9월 오두라스에서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12월 이집트로 떠났다. 8개월 동안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 강습을 하던 한 씨는 지난해 8월 어머니가 있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 카이로 공항에서 여권심사를 받던 중 살인혐의로 인터폴에 체포됐다.

한편, 온두라스 경찰에 수감됐던 로스는 영국에서 온 변호사의 도움으로 풀려난 뒤 종적을 감추었다. 네덜란드인 마리스카 마스트의 사인이 ‘교살에 따른 질식사’로 밝혀지면서 서호주에 살고 있는 다이빙강사 댄 로스의 온두라스 송환이 국제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건 이후 한 씨의 석방 및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촉구하는 가족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외교통상부는 2009년 11월 신병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우리국민에 대한 보증’을 할 수 없다”고 밝혀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바 있다.

“국민이 외교통상부에 바랄 게 없다”는 노골적인 외교통상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전적으로 외교통상부에 달려있음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