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09.30 문화일보 <사설> ]


내년 1월1일 복수국적 시대의 전면 개막을 앞둔 만큼 앞서 5월4일 공포된 개정 국적법의 하위법령 정비는 시의를 다투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법무부가 29일 공고 제2010-193호로 입법예고한 그 시행령 + 세칙 개정안은 건국 이래의 단일 국적주의 그늘에서 규제일변도였던 복수국적자를 글로벌 트렌드와 국익을 좇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한편, 부수 동반될 소지가 더 짙을 원정출산 등 부작용과 사회적 위화감을 줄이고 없애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0월19일 예고 마감까지 각계 의견을 재수렴해 복수국적제의 선기능을 선순환시키고 일부 역기능을 차단할 역작(力作)으로 정련시켜나가기 바란다.

우리는 두 예고안의 두 측면, 그 가운데서도 원정출산 - 특례입학 - 병역기피의 나선형 폐해를 걸러내기 위한 대안을 각별히 주목한다.

우선, 대한민국 국적 상실결정 제도와 관련해 시행령안 제18조의 3은 그 사유를 7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이 확정된 경우 및 그에 준하는 행위로, 이어 시행세칙안 제12조의 3으로 살인죄, 강간·추행죄 등 성범죄, 마약죄 등 주요 반사회적 강력범죄자를 열거하고 있다.

‘원정출산’의 의미 규정은 일단 돋보인다. 시행령안 제17조는 ‘원정출산 = 국내에 생활기반이 있는 모(母)가 자녀를 임신한 후 자녀의 외국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출국하여 외국에서 출산한 경우’로 적시하고 있다. 문제는 유학·근무 등 상당한 사유를 예외화해야 하는 현실적 한계가 종전 폐해를 연속·연장시킬 개연성이 짙다는 점이다. 시행규칙안 제11조의 2로 자녀 출생 전·후로 부(父) 또는 모가 외국의 영주권·국적을 취득하거나 2년 이상 계속체류한 경우를 비원정출산 유형으로 규정했지만 그 또한 편법 우회여지가 여전하다.

법무부는 원정출산 여부를 가릴 유효한 준칙이 복수국적 시대의 첫 시금석이라는 결연한 자세를 거듭 추슬러 더더욱 치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