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1930년부터 사할린으로 이주한 한인 대부분은 강제징용자들로, 이들 한인들은 일제에 의해 우편저금과 군사저금에 강제 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이 14일 공개한 사할린 한인 자료(본지 14일자 보도)에 이어 15일 직접 열람하고 복사한 사할린 문서기록보존소(GASO)가 보관중인 사할린 한인 관련 기록 200여종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 한인들 가운데는 강제노역에 시달리면서도 지하조직을 통해 항일독립운동을 계속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선영 의원은 “일본은 지금까지도 사할린 한인의 강제징용과 우편저금, 군사저금 등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들이 남긴 자료에는 그 모든 내용이 고스란히 명백한 증거로 남아있다”며 “일본은 사할린 강제징용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시 사할린을 담당했던 일본 관청인 “화태청(樺太廳)이 1920년(大正 9년)에 작성한 칼라인쇄물인 ｢제1회 국세조사요람표｣(第1回國勢調査要覽表)에는 남사할린 거주 조선인은 극소수였던 반면, 1932년(昭和 7년)경부터는 특별고등경찰(일본의 비밀경찰)이 작성한 ｢조선인관계서류철｣(보존년한 15년)이 있을 정도로 수 만 명의 한인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남아있는 서류 대부분이 한인을 감시하고 월별로 그 행동내력을 세세하게 보고한 수많은 자료가 있는 것으로 보아, 한인이 자의로 사할린에 갔다면 일제 경찰이 그렇게 집요하게 ‘이주 조선인 노동자 도주수배’, ‘모집 반도노무자 도주수배’ 등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이는 우리 선조들이 어떤 경로로 이주하였든지 간에 일제와 일본기업이 밀접한 관계를 갖고 한인들을 강제 이주, 강제 노역시켰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그 논거를 제시했다.

이들 기록에는 일제의 특별 고등경찰이 한인들의 본적, 주소, 상세한 인상착의, 감시 정도, 주의사항, 경력 및 교육정도, 노동단체·사상단체 등 가입유무, 사상경향 등을 기록한 ｢조선인명부｣가 들어있다. 또 민족운동, 공산주의 등 정치적 성향과 인상 특징을 기록한 1932년 ｢소재불명요시찰인명부｣와 ‘재상해 불환선인교민단 일파 시은계획에 관한 건’(在上海不還鮮人僑民團一派示穏計劃關件)이 기록된 ｢조선인관계서류철｣(1932년) 등이 확인됐다. 박 의원은 이런 기록들을 토대로 볼 때 사할린 한인들은 단순노무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1943년(소화 18년) 도죠 히데끼(東條英機) 총리대신 앞으로 발송된 ｢조선독립치(朝鮮獨立致)｣와 ｢馬鹿大將東條へ告グ｣으로 인해 감찰을 강화하는 특별 고등경찰의 지시서 등의 기록을 볼 때, 일제는 한반도의 항일독립투사들을 사할린으로 강제노역 보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선영 의원은 “러시아는 제3자로서 자신에게 크게 필요하지도 않을 수 있는 이들 자료를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면서까지 보관하고 있는데, 우리정부는 한러 수교 20년이 지나도록 이렇게 귀중한 자료를 확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또 하바롭스크의 국립기록보존소와,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역사기록보존소 등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우리 선조 관련 문서들도 하루 빨리 입수해야 한다고 밝히고, 범 정부차원에서의 사할린 한인에 대한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