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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 참정권의 함정재외동포 비례대표의 대표성과 교포사회에 도움을 줄지는 의문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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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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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18 한국경제신문 /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3선) ]


   
국회가 추진 중인 해외동포 참정권에 대해 해외동포들은 기대감이 크다. 해외동포들은 장밋빛 청사진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해외동포 참정권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다. 대한민국 여권을 갖고 있는 한국 시민 누구에게나 참정권이 부여된다면 미국에 살면서 시민권을 기다리고 있는 영주권자도 포함된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병역과 납세의 의무가 명시돼 있는데 영주권자들 중엔 병역의 의무를 이행했지만, 미국에 영주하면서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 반대가 있을 수 있다. 해외에 파견 나온 지 · 상사들, 공무원과 유학생들에게만 제한되는 부재자 선거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영주권자까지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는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이다.

둘째, 재외동포를 대변하는 비례대표의 선출 주체다. 미국을 방문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한결같이 이곳 교포들을 모아놓고 적어도 3~4명의 비례대표가 해외동포에게 배정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약속대로 배정될지도 모르지만 된다 해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 사는 교포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국회의원이라면 교포들의 손으로 뽑아야 하겠지만, 실상은 여의도에 있는 중앙당에서 공천을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포 후보들은 당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부지런히 여의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당 지도부의 눈도장을 찍고 줄을 잘 서야 할 것이다. 이런 여건이 안 되는 교포들은 아예 공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각 정당이 교포들의 여론을 공천에 반영하려 해도 마땅히 이를 조사할 수단도 없다.

셋째, 당선된 뒤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해외 생활을 포기하고 한국에 가면 문제될 게 없지만 그러긴 쉽지 않다. 가족은 미국에 놔두고 한국을 왕래하려면 1년에 네 번을 기준으로 매년 항공료만 3만2000달러가 소요된다. 게다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주거비용 등 교포의원에게만 적용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부담시킨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결국 경제적으로 부유한 극소수의 교포만이 후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끝으로 교포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겠다는 이들이, 막상 대한민국 국회에 들어가 교포들을 위해 별로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이곳 교포들에게는 미국의 법이 중요하다. 예컨대 요즘 한국정치의 뜨거운 쟁점인 4대강 사업, 야간 집회, 영일 · 포항 인맥 문제 등은 미국 교포들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다. 반대로 지금 미국의 큰 문젯거리인 이민법 개정안은 불법이민자들의 값싼 인건비에 의존하는 한인 타운의 소규모 상인들에게는 커다란 관심사지만 교포를 대변해야 할 비례대표들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벌써부터 여의도에서 온 각 정당의 '날라리' 정치인들이 지역감정까지 부추기면서 조용했던 교포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어느 정당의 조직으로 알려진 단체가 지부를 조직하면서 참여자들에게 회비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2012년 첫 재외국민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심각한 부작용이 표출되고 있다. 과연 해외동포 참정권이 해외동포를 돕는 일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더 늦기 전에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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