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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 선거와 한일관계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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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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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지난 11일 실시된 일본의 제22회 참의원 선거는 민주당의 참패, 신당 ‘여러분의 당(Your Party, みんなの黨)’과 자민당의 승리로 끝났다. 작년 8월 말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대망의 정권 교체를 달성한 민주당이 1년도 채 넘기지 못하고 일본 국민들로부터 차가운 평가를 받게 되었다. 선거 전에 발표된 소비세 증액 계획과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백지화 등의 문제로 이제까지 민주당을 지지해 온 무당파 투표자들이 대거 민주당을 이탈하여 ‘여러분의 당’과 자민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센고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오늘 아침 기자회견에서 9월에 예정되어 있는 당대표 선거 때까지는 내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현행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결과에 따라 당분간 당 안팎으로부터의 책임론 공격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은 선거전에도 참의원 의석 116석으로 과반수 222석에 미치지 못하여 소수정당인 국민신당이나 사민당과 손을 잡고 정국을 운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를 계기로 사민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44석밖에 얻지 못했고, 국민신당은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선거 결과, 기존의 참의원 의원을 합해도 민주당이 106석, 국민신당이 3석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민주당 정권이 안정적인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민신당 이외에도 여타 정당과의 연립을 통해 13석 이상의 세력을 확보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당이 참의원 의석 19석을 확보하고 있는 공명당과의 연립을 추진하려고 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 혜성처럼 나타나 처음으로 도전하여 10개 의석을 확보한 ‘여러분의 당’은 금후 정계 개편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 정부의 증세 계획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작은 정부’를 어필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후보자를 발탁하여 선거전에 임한 것이 주효하여, 민주당을 이탈한 부동층 표심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 대표인 와타나베(渡邊喜美)는 어제 밤 기자회견에서 선거공약을 준수하겠다고 하면서 민주당과의 연립정부에 참여할 뜻을 거부했다. 하지만 “선거공약 범위 내에서 제휴는 가능하다”고 하여 공무원 제도 개혁이나 국회의원 정원 삭감 등의 정책 과제를 둘러싸고는 민주당과도 제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계속 수세에 몰리고 있던 자민당은 이번 선거 결과 가장 많은 당선자를 냈으며 총 13개의 의석을 증가시켰다. 괄목할 만한 것은 1명의 당선자를 내는 총 29개의 소선거구 지역에서 자민당이 21명의 당선자를 배출하여 8명에 그친 민주당을 압승했다. 3년 전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17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던 것과 비교해도 이번에 자민당은 크게 승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이노구치(猪口邦子), 사토(佐藤ゆかり), 가타야마(片山さつき) 등,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추종 인물들이 대거 당선되었다. 만약 일본의 선거구에서 2명에서 5명의 당선자를 내는 중선거구(비례구)가 없었다면 자민당이 훨씬 더 많은 당선자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자민당 내부에는 이번 선거에서 더욱 더 큰 승리로 정권 변화의 찬스를 잡지 못했음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무튼 다니가키(谷垣禎一) 자민당 총재는 오늘 당 임원회에서 참의원 의장을 자민당 의원으로 교체하도록 요구하겠다고 했으며, 나아가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책임을 지고 중의원을 즉시 해산시키고 총선거를 치를 것을 주장했다.

   
참의원 선거 결과는 한일관계의 변화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일본 유권자들의 관심은 소비세와 같은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고 외교 문제나 역사인식 문제는 별다른 정치적 쟁점이 되지 않았다. 비교적 양국 사이의 외교적 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일본의 정국이 불안정해진다고 해도 별다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돌발적인 외부적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양국 관계를 변화시키는 외교 정책이나 정치적 퍼포먼스가 어느 쪽에서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일관계의 현상(現狀)을 유지하는 데에는 양국 정부는 물론 일본의 민주당과 자민당이 모두 대체로 견해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일관계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선거 후 정국 운영이 불안정해지면서 일본 내각이나 민주당 의원 중에서 일부 인사들이 역사인식문제에 비추어 부적절한 언동을 보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참의원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7월 7일, 센고쿠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전시기 징용피해자 등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보상에 의욕을 보이는 듯 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일본정부가 개인청구권 문제와 관련하여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인도적인 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보상금을 지급하자고 하는, '전후보상을 생각하는 의원연맹'의 법안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전후처리 문제에 있어서 비교적 전향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홈페이지를 보면, 자신의 평소 정치이념을 소개하면서 평화로운 아시아를 만들어 가는데 일본이 리더십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후 반성에서 아시아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에서 돌이켜, 주변 국가들과 타협하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일양국에서는 한국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일본정부가 나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주기를 요구하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은 비교적 과거사 인식 문제에서 전향적인 성향을 가진 정치가들이 포진한 민주당 정부가 지난 1995년의 무라야마(村山富市) 총리 담화로부터 진일보한 정치적 결단을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는 관방장관의 발언 직후에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전향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발언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만약 병합 100주년과 관련한 총리 담화 등이 나온다면 그 내용 가운데 개인보상과 같은 문구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관방장관의 발언은 일본사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보다는 훨씬 더 큰 저항과 비판을 받았다. 보수적인 언론과 네티즌들이 한국과의 청구권 협정으로 끝난 일을 가지고 국가 예산을 낭비하겠다는 발상이라며 민주당 정부의 졸속적인 국정운영을 보여주는 사안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관방장관의 발언은 선거과정에서 보수 세력의 결집을 돕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번 민주당의 선거 패배로 일본 정치권의 전후처리 역사인식이 후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민주당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 관하여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관방장관의 발언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를 기대한다.


● 제22회 참의원 선거 결과 (당선자 수 121명)
[민주 44, 자민 51, 여러분의 당 10, 공명 9, 공산 3, 사민 2, 신당 개혁 1, 일어나라 일본 1, 무소속 등 0]


● 선거 결과에 따른 정당 의석수 변화 (2010년 7월 19일 현재)

   

정당별 의석수

결원

정원

민주

자민

여러분

공명

공산

사민

개혁

일어나라

국민

무소속등

참의원

의석수

선거전

116

71

1

21

7

5

6

3

6

5

1

242

선거후

106

84

11

19

6

4

2

3

3

4

0

242

변화

-10

+13

+10

-2

-1

-1

-4

0

-3

-1

-1

0

중의원 의석수

307

116

5

21

9

7

0

3

4

6

2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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