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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모르는 비원(悲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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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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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역사를 너무 모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역사란 일본이 아시아에 제국주의적으로 손을 뻗은 근대사를 말하는 것이지만 사회 전체를 내다봤을 때, 근대 일본의 '음의 역사'에 관한 서적과 신문 등 꽤나 많은 정보가 있다고 나는 실감한다.

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것이 근대 이전의 이웃나라 역사다. 관심사가 고대사와 근대사로 양분돼 예를 들면 500년 동안 이어진 조선왕조 시대에 어떠한 역사가 있고 주역이 누구인지 생생한 정보를 전하는 책은 일단 없다. 일본에서 말하자면 무로마치에서 아즈치모모야마, 에도시대에 이르는 긴 세월 동안 이웃나라 사람이 어떤 생을 살아갔는지에 대해 희미한 이미지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풍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한류 사극의 붐으로 드라마를 통해 이웃나라의 역사를 가까이 느끼게 된 것이다. 조선왕조 시대만 놓고 봐도 왕과 위정자뿐 아니라 명의와 명필, 환관과 기생, 나아가 의적과 독부(毒婦)까지 실로 다양한 인물상이 현란한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유교라는 시대의 틀이 견고해 규범을 넘어 인간이 자기의 길을 살아가고자 할 때 이태리 오페라와 같은 짙고 농밀한 이야기가 탄생한다.

시청률 경쟁을 하는 TV 드라마이기 때문에 사실에서 이탈해 지어낸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크게 히트한 대장금도 '중종실록' 가운데 짧은 기록으로부터 상상의 날개를 펼쳐 만들어낸 픽션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드라마의 배경이 된 시대 상황에서 사실로 보이는 것도 많다. 무엇보다도 그 시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는 의미에서는 공이 크다. 한류 붐이 씻어 낸 '벽'에는 몇 가지가 있지만 역사에 대해서도 시민 차원에서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0여 년 전 영국에서 뤽베송 감독의 '쟌 다르크'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영국 지배에 과감히 맞선 프랑스 처녀의 이야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영국인은 한명도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잠시 일본과 한국에 대해 생각해봤다. 아직 한류 붐이 일어나기 전의 일로 사람들 의식에 아직도 '벽'이 높다고 느꼈다. 한류 사극의 인기가 적어도 유럽 정도의 '소통'을 가져다줄 것을 기대하고 싶다.

(2010.06.30 민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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