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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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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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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 / 재뉴질랜드 칼럼니스트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마이너스 인생은 실제 나이에서 나이를 마이너스하여 그 나이에 맞게 생활해나가는 것으로 한다.

   
 

2022년 한국 남자의 평균수명은 79.9세, 약 80 세로 발표되고 있다. 내 나이는 이미 평균수명을 넘어 목표로 한 108세 까지 살기위해선 이제 25년이 남았는데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뉴질랜드로 이민 와서 29년차 살고 있으므로 지난 25년은 전부 뉴질랜드에서 살아온 세월이다. 나름대로 새로운 생활을 개척하며 살아 온 것 같으나 마지막 25년을 더욱 알차게 살아야 되겠다는 각오를 다짐해본다. 그래서 나의 현재 나이에서 20년을 마이너스하여 63 세로 돌아가 그 나이 동년배들과 체력, 인지능력, 감성능력 등에서 보조를 맞춰 생활해보겠다는 생각이다.

모든 생물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숙명을 띠고 태어났다. 우리는 하루하루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수명은 각기 다르고 생명의 질도 다르다. 주어진 인생을 좀 더 알차게 관리하여 죽음 앞에서 여한이 없도록 살아야 되지 않을까?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노력하기에 따라서 지연시킬 수는 있다. 앞으로 남은 25년 동안 매년 2.4개월씩만 늙어가면 총 60개월 즉 5년이 노화되어 현재 63세인 동료들이 25년 후 예상되는 평균수명을 채우는 88세에 나의 노화 연령도 88세가 되어 그들과 같이 영면(永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노화의 속도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를 해야 될까? 공통적으로 열거되는 식생활 관리, 운동, 마음 관리, 사회생활 관리 면에서 대책을 논의 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식생활 관리이다. 먹는 행위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느냐에 달려 있다. 음식 재료는 유기농(有機農)이 우선이다. 현대의 농업은 대량 생산의 업적으로 굶어 죽는 일은 해결했으나 생산 과정에서 각종 농약, 살충제, 제초제 등 과잉 살포와 유통 과정에서 방부제, 살충제, 표백제 등 남용으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귀하다. 또한 가공식품이 발달하여 편리해지기는 했으나 제조과정에서 착색제, 첨가제 등 화학제품이 남용되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조리과정에서 설탕, 소금, 조미료 등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본래 음식의 본질적인 영양가는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배달 음식의 선호로 옛 선조들의 맛깔스런 밥상은 구경하기도 힘든 시대가 되었다. 다행히 뉴질랜드에서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 과일을 저장 할 필요 없이 채취와 동시에 소비할 수 있어 행복하다. 세계의 음식을 평가한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는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식품은 조선시대 서민들의 밥상이라고 했다. 간장, 고추장, 된장 등 발효식품이 위주가 되는 음식은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이다. 소식(小食)은 음식의 낭비를 줄이는 일도 되지만 노화를 늦추는 활성산소 억제에 도움을 주기에 필요하다. 음식을 덜 먹으면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강해져 활성 산소가 줄어드는 것이다. 

둘째는 운동이다. 우선 많이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린 애들은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뛰고 만지고 부수고, 어른들을 귀찮게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성장이 빠르고 두뇌도 발달하는 것이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같이 행동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많이 걷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근육 운동을 계속해야 체력을 유지할 수 있고 따라서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마음 관리이다. 미국의 시인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은 그가 78세에 발표한 ‘청춘(Youth)’이란 시에서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시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사람은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었을 때 늙어가는 것이다.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유지하고 자연을 벗 삼아 변화를 즐기며 긍정적, 적극적, 낙관적, 진취적인 태도를 지니고 살면 인생은 훨씬 풍요로워지는 것이리라. 올해 104세이신 김형석 교수! 50여 년 전 기업체 강의를 통해서 몇 번 상면을 한 일이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일관되게 인생을 관조하면서 후배들에게 가르침을 베푸시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네 번째는 사회생활 관리이다.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친구나 친척, 지인들이 곁을 떠나고 외로움 속에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사회로부터 격리 되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참여를 하기 위해선 뭔가 도구가 있어야 되는데 그 도구들을 개발해서 적절한 시기에 활용하는 것이다. 사회에 도움이 되면서 자기 인생도 알차게 꾸려 나갈 수 있는 도구 즉 악기를 연주한다던지, 그림을 그린다던지, 댄스를 즐긴다던지, 글을 써서 발표한다던지, 어느 한 스포츠를 좋아한다든지 등 노년기에 자유가 보장되는 기회를 활용하여 배우고 단련해보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각종 기회는 깔려 있다. 미국 실리콘벨리에는 계곡에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다. 정부에서 인디언들을 박물 개념에서 종족을 보존하고 있는 제도이다. 그들은 일할 필요도 없고 생활에 대한 걱정도 없이 사는데 30대만 되어도 바싹 늙어버린다고 한다. 목표도 없이 편하게 사는 삶이니 생활에 즐거움이 있을 수도 없고 퇴화를 계속하면서 몸은 쉽게 늙어버리는 것이다.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호랑이는 먹이에 대한 걱정 없이도 잘 살 수 있지만 그런 호랑이가 본래의 삶은 아닐 것이다.

“게으른 두뇌는 악마의 일터가 된다.”라는 경구가 있다. 여기서 악마란 치매를 말한다. 치매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비극적인 질환이다. 위에서 열거한 네 가지는 모두 치매와 관련이 있다. 치매에 걸리지 않고 생을 마감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부지런히, 사회에 도움이 되는 행복을 창조하는 노인으로 늙어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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