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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김석범·故서경식·최덕효·정영환… 동포 지식인 4인 10년간 인터뷰
강혜민 기자  |  ok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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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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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재일조선인 3세 정영환(왼쪽)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 부산대 김용규 이재봉 서민정 교수가 대화하고 있다. 이 좌담은 2016년 8월 메이지가쿠인대학에서 진행됐으며 대담집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에 실렸다. [사진제공 소명출판]

책 속에서 서경식(2023년 작고) 전 니혼게이자이대학 교수가 말한다. “지난 한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한국에 오가면서 느낀 것은, 부산대학교를 제외하고 많은 경우 너무 정형화된 시선으로 아주 짧은 시간 사이에 ‘재일조선인이라는 게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 제가 그 자리에서 숙고하지 않고 말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형식화해 버리는 것 같아요.” (157쪽)

서경식 선생은 사유·학문·글쓰기·실천 영역에서 진지하고 치열하기로 유명했다. 인터뷰하러 부산에서 도쿄로 간 일행에게 전한 인사치레가 섞였겠지만, 그의 성격상 빈말로 ‘부산대는 달랐다’는 표현을 굳이 했을 리 없다. 그가 그랬다면 그런 것이다.

부산대 김용규(영문학과) 이재봉(국문학과) 서민정(언어학과) 교수가 엮은 대담집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소명출판)는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지식인 4인을 깊이 인터뷰했다.

여기서 재일조선인이라는 표현의 원천은 이렇다. 1945년 8·15 광복 당시 일본에 살던 재일동포는 200만 명이 넘었다. 다수는 국적을 남이나 북으로 택하지도 않았고 일본으로 귀화하지도 않았다. 조국 분단을 인정하기 힘들었기에 많은 이가 남·북한 이전 원래 국호였던 조선을 따 ‘조선적’을 택했다. 재일조선인이라는 호칭은 이런 역사 배경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재일동포를 지칭한다.

엮은이 3인은 2014년 착수해 2023년까지 이어간 인터뷰를 통해 책을 4개 장으로 채웠다. 제1장 김석범과의 대담-재일조선인과 준국적 그리고 일본어문학, 제2장 서경식과의 대담-조국 모국 고국 그리고 새로운 아이덴티티, 제3장 최덕효와의 대담-초국적 역사 연구에서 마이너리티의 시각, 제4장 정영환과의 대담-재일조선인 역사와 닻으로서의 조선적.

‘화산도’로 널리 알려진 1세대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 선생, 2세대로서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화 연구에 큰 획을 긋고 한 단계 끌어올린 서경식 선생 육성을 3세대 학자인 최덕효 정영환의 생각과 함께 담은 점이 이 대담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재일동포 3세인 최덕효 박사는 현재 영국 셰필드대학 동아시아학부 조교수로 활동한다. 1975년 도쿄에서 태어나서 일본 릿쿄대를 나와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케임브리지대학과 고려대에서 연구했다. 그가 쓴 박사학위 논문은 아주 유명한 일본 관련 서적인 존 다우어의 ‘패배를 끌어안고’의 빈틈·놓친 점을 비판하며 남북분단·재일조선인문제를 제기해 국제아시아학회 문학 분야 최우수 박사논문상을 받았다.

정영환 박사는 현재 메이지가쿠인대학교 교수다. 그는 박유하 교수가 쓴 ‘제국의 위안부’에 관해 재일조선인 학자로서 비판적으로 접근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푸른역사·2016)을 펴냈다. 2019년 한국의 우리말로 번역 출간한 저서 ‘해방 공간의 재일조선인사’(푸른역사) 또한 한국 학계는 접근하기 힘든 각도에서 풍부한 자료로 해방 직후 한민족 역사를 메웠다. 해방 직후 대마도의 한국인에 관한 글 등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책에서 서경식 선생은 재일조선인 연구의 과제를 짚으며 기존 접근법을 비판도 한다. “앞으로 재일조선인에 대한 연구도 그런 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일조선인이라는 존재를 연구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재일조선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는지를 자신에 비추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144쪽) 그가 들려주는 일본 미술인(재일조선인 포함) 아오키 시게루, 후쿠다 다네, 모리무라 야스마사, 가와마타 다다시 등에 관한 짧은 이야기는, 탁월한 예술 에세이스트인 그의 책을 더 찾아 읽게 한다.

   
▲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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