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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현장, 와 보기만 하면 뭐 하나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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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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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 /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최근 본보(OKTimes)에 실린 두 기사를 읽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하나는 먼저 나온 이구홍 발행인의 이번 총선 '재외선거 등록 매우 저조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이고, 다른 하나는 그 뒤 나온 재외동포청장의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 오클랜드 방문(3월11일-15일)계획 보도이다.

   
 

위 두 개는 서로 연관성이 크다고 봐 한데 묶었다. 저조한 재외선거의 이유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내 견해가 꼭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는 평생의 반인 지난 45년을 현지에서 돈벌이가 아니라, 호주에서는 처음으로 우리말 신문을 10년 동안 직접 운영했고, 이후 쉬지 않고 오늘까지 여러 현지 교포신문에 기고를 하느라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 사회의 이슈들을 놓고 고민해온 사람이다.

필자가 보는 저조한 선거의 가장 큰 이유는 투표장의 지리적 거리나 다른 불편보다도 누가 고국의 대통령, 국회의원, 심지어 재외동포정책의 실무가 되든 기존의 고국 중심의 겉치레 재외동포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대다수 교민들의 체념 또는 무관심이다. 말하자면 정책에 관한 한, 고국과 현지의 다수 교민은 같은 배를 탔다는 정서가 없다는 말이다.

이번 글은 위와 같은 생각을 독자들에게 더 쉽게 또는 직접 닿을 수 있도록 보통 칼럼 형식을 떠나 아래와 같은 영어로 말해 포인트 폼(Point form)으로 몇 가지를 적어보려고 한다.

1. 벌써 한참 되었다. 새로 시드니에 부임한 총영사가 교민 단체장 상황을 알기 위해서라며 단체와 단체장 신고를 전체 사회에 요청한 일이 있었다. 좋게 봐서 실태 파악이고, 나쁘게 봐서는 어느 단체가 인원이 많고 영향력이 큰가를 알아보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었다. 과거 실제를 보면 대사, 총영사 등 공관장은 주요 행사 초청을 철저히 단체장 중심으로 해왔고, 임기 동안 그 사람들과만 가까이 지내다가 떠나는 게 관례였다.

이들 단체장들이 전체 교민의 이익과 실상과 애로를 전달활 수 있다면 그건 좋다. 그러나 그렇지를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나는 뉴욕이나 LA 같은 큰 교민사회가 있는 지역이면 모르겠으나 대부분 다른 현지 한인사회의 경우 리서치에 바탕을 둔 자체 사회에 대한 지식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니 그들이 교민의 이익을 대변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2. 이기철 청장은 이번에 한인회 관계자와 다른 인사들을 만나 만찬 겸 간담회를 열어 동포들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 그런 자리를 가봐서 잘 아는데 그들이 거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는 어렵다. 첫째로 위에서 말한 사정이다. 리서치와 구성원 간의 합의를 거친 자체 사회의 문제를 정리한 문서 하나가 없으니 저마다 정체성 또는 한글 교육이 중요하다느니 새롭지 않은 면피용 한마디씩 발언을 되풀이 하다가 모임은 끝나기 마련이다.

벌써 오래됐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김재규 통일원 장관이 시드니에 와 200여 명이 모인 강연회가 있었다. 질문을 받게 되어 나도 하나를 던졌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런 장소에서 고국이나 현지의 복잡한 이슈들을 체계적으로 묻고 체계적인 대답을 바랄 수 있겠는가.

얼굴들이나 익히기 위하여 방문한다면 모르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겠다면 평소 문서로 실상과 건의를 종합한 자료(영어로 대개 Representations이라고 부름)를 받아 실무자들이 읽고 정책에 반영하는 게 저비용, 고효과를 가져오는 길이 아니겠는가.

이것도 멜번에서 일하던 꽤 오래 전 일이다. 핸드(Hand)라는 이름을 가진 이민장관이 교민 대표들과 대화를 갖기를 원해 교민 10명이 나가 만나기로 됐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할까를 사전에 우리끼리 조정하자고 제안했었다. 그게 잘 안되었었다. 모임 당일 예상대로 중구난방이 되었다.

한 사람은 6.25때 참전한 호주가 얼마나 고마웠나의 인사를 길게 했고, 교민 복지분야에서 일하던 한 부인은 복지의 중요성을 되풀이 하는 식이 되었다. 답답하게 느꼈던 장관은 비서로 하여금 ‘메모하라(Get that!)’를 연발하다가 자리를 떠났다.

3. 고국에서 방문하는 국회의원 등 그 많은 고위직자들은 뭘 알려고 현지에 오는지 분명치 않다. 대개 시드니에서 1박 2일을 보낸 후 뉴질랜드로 떠나는데 전술한대로 공관원과 한인회 관계자 말고는 공관이나 뜻있는 교민 인사가 마련하는 일부 교민 인사를 만나는 만찬에 참석해서는 외교적인 발언만 하지 뭘 알려고 하거나 비판적인 말은 들으려고 안 한다.

누군가 비아냥 했듯이 이들은 오기만 하면 '교민 인구가 몇이지요?' '뭘 해서들 먹고 사시지요?' 하고 묻는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 가운데 달랐던 사례는 2012년인가에 신경민, 이언주 의원과 함께 시드니에 온 김성곤 의원인데, 내가 이런 질문과 지적을 했었다.

65세 고령자 대상이지만 여왕 사진 앞에서 충성 맹세를 하고 호주 시민권을 받은 한인들에는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주민등록증까지 발급하는데 외국에서 귀화하지 않고 충실하게 한국 국적을 고집해온 한국인의 주민등록증은 말소해버리는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은 참으로 국제적으로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었다.

직무와 관련이 있어 그랬겠지만, 그는 그 사실을 노트에 꼼꼼히 적었었고, 얼마 후 그 주민등록증 제도가 현행대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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