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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이스라엘의 폭력
이희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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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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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수 / 한양대 교수(중동학) ]


   
이스라엘군 특공대가 지난달 31일 공해상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에 들이닥쳐 평화운동가 10여명을 살해하고 50여명을 다치게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 세계가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만행에 경악하고 있다. 국제법은 물론 인류가 이것만은 지키자고 힘들여 마련해 놓은 도덕률과 보편적 가치질서마저 내팽개치는 그들의 오만함과 무소불위는 21세기 지구촌의 또 다른 불행이다.

지중해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2007년 이후 이스라엘의 고립정책으로 외부와 완전 단절된 채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는 절망의 땅이다. 분리장벽도 모자라 물과 전기마저 끊으면서 지금 150만 가자 시민들은 거대한 집단감옥에 갇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구호선마저 공격 비인도적 만행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옥스팜 등 국제구호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음식의 61%가 부족하고, 주당 60시간 가까이 전기가 끊기고 의약품과 의료시설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으로 폐허화된 주택 1만2000채가 아직도 건축자재를 구하지 못해 방치된 채이고 절대다수 젊은이들이 실업상태다. 견디다 못한 가자 주민들은 봉쇄된 이집트와의 국경에 땅굴을 파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실어나른다. 그나마 이 땅굴을 통해 무기가 공급된다는 논리로 이스라엘군은 닥치는 대로 땅굴마저 파괴해 마지막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러한 야만적 폭력을 보다 못한 국제구호단체들이 최소한의 의약품과 먹을 것을 싣고 가자로 향하다가 이번에 이스라엘군의 포격을 받은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온 지구촌이 경악하고 이스라엘의 잔혹한 행위에 비난 성명을 냈지만, 이스라엘은 정당방위라며 사과 한마디 없다. 오히려 구호단체 요원 중에 테러분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해괴한 논리로 세상사람들을 우롱한다.

우리는 1948년 이스라엘 독립 직전 저질러졌던 데일 야신촌 학살사건을 필두로 키브야, 사브라, 샤틸라, 카나, 예닌 등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자행된 반인륜적 사건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침묵의 인종청소는 평화와 인간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절망과 슬픔을 안겨준다.

지금 세계에서 유엔의 권위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국제법 위반을 일삼아도 통제받지 않는 유일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지 않는 것도 모자라, 국제사법재판소의 가자지구 분리장벽 철거에 관한 최종 판결과 점령지 내에서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지를 요구하는 유엔의 권고안에도 이스라엘은 마이동풍이다. 자국의 안보는 국제사회가 아닌 자신들만이 책임질 수 있다는 일방적인 논리 앞에 국제사회는 무력해지기 일쑤다.

유엔의 권위도 무시 유일한 나라

그럼에도 이스라엘을 제지할 마땅한 경제적, 군사적 수단이 없다. 미국이 자국 이익에 사활적 이해가 걸린 이스라엘의 응징에 동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아랍국가들의 유엔 결의안 위반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군사공격을 퍼붓고 경제제재를 하는 이중성에 많은 아랍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은 좌절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 급기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스라엘을 유엔 회원국에서 아예 탈퇴시키자는 서명운동이 국제적인 동조를 얻고 있다. 비록 실현될 가능성이 당장은 희박하지만 국제적 압력이 거세지면 이스라엘의 변화도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고통을 체험한 그들이, 홀로코스트로 인해 600만명이라는 생명이 희생되고도 인류 역사에 우뚝 선 그들이, 왜 지금 이스라엘과 학살이 동의어가 될 정도로 지구촌 전체의 공포와 미움의 대상이 되었는가? 이제 이스라엘이 답할 차례다.

(경향신문 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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