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완익 / 변호사·본소 이사]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사할린 특별법)이 개정을 앞두고 있다.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아니지만 이명수 의원 등의 발의한 개정 법률안이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지난 9월 21일 수정 가결되었으니 이번 정기국회 회기 동안에 꼭 통과되기를 바란다.

사할린 특별법의 목적이 사할린동포의 ‘영구귀국과 정착’에서 ‘영주귀국과 정착 및 생활안정’으로 확대되고, 동반가족의 범위가 ‘사할린동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 1명과 그 배우자’에서 ‘국내 영주를 목적으로 귀국하는 사할린동포의 배우자 및 자녀와 그 배우자를 말한다’로 바뀌게 되었다. ‘직계자손 1명’에서 ‘자녀’로 동반가족의 범위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영주귀국을 하게 됨에 따라 원하지 않는 제2의 이산가족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영주귀국한 사할린동포와 동반가족의 생활여건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게 되며, 지방자치단체가 조례 제정을 통하여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였다.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사할린동포 지원을 더욱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법률개정안의 가장 큰 쟁점은 국내 유족(사할린에서 사망한 사할린동포의 국내 거주 배우자 및 자녀)을 사할린 특별법의 대상에 포함할 것인가였는데 이 조항은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빠지고 말았다. 사할린동포가 소련 치하에서 즉시 귀국할 수 없었던 특수 상황과 일본 정부의 비협조, 이로 인하여 생이별을 하여야 했던 국내 유족의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는 탓이 크다. 이에 대하여 재외동포청 차장은 2023년 9월 19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타 과거사 피해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로 인해서 부처 간 여러 차례 논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입장에서는 이 법이 아닌 별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답변하였는데 별도 법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하다.

사할린 특별법이 개정되면 영주귀국 대상자가 대폭 늘어나고, 그들에 대한 생활안정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위하여는 적지 않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여야 한다. 이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도 재외동포청의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