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완익 / 변호사·본소 이사]

우리는 흔히 재외동포를 위한 재외동포기본법이 제정되면, 그 법률에 따라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잘 될 것이라는 환상이 있다.

11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제정안이 9월 4일 발표되었다. 10월 16일까지 의견이 있는 단체 또는 개인은 국민참여입법센터나 재외동포청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시행령제정안은 재외동포정책위원회와 재외동포정책실무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다.
외교부 장관이 위원장인 재외동포정책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경우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국무조정실, 재외동포청, 그 밖에 외교부장관이 위원회의 안건에 대한 심의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차관이나 차관급 공무원이 위원이 되며, 재외동포정책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외교부장관이 위촉하는 사람이 소위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위원회는 2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므로 최대 13명의 민간위원이 위촉될 수 있다.

이는 재외동포정책실무위원회(이하 실무위원회)도 마찬가지이다. 재외동포청장이 실무위원회의 위원장이 되며, 실무위원회 위원은 위원회의 위원이 소속되어 있는 중앙행정기관의 실장급 직위에 있는 공무원 중에서 해당 기관의 장이 지명하는 사람이 된다. 또한 실무위원회의 민간위원은 재외동포청장이 위촉하게 된다.

위원회와 실무위원회의 민간위원들이 그들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재외동포정책은 산으로 올라가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5년마다 재외동포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는데 중앙행정기관의 위원들은 자기 부처의 이해관계를 벗어나서 제대로 활동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민간위원들이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서 그들이 놓친 빈틈을 찾아내서 메꾸고, 동포사회 현장의 목소리를 동포정책 계획 수립과 시행에 반영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창의적인 제안도 민간위원들이 하여야 한다.

문제는 민간위원들을 외교부장관과 재외동포청장이 위촉한다는 것이다. 공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 민간위원 위촉 절차를 마련할 수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