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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의 해외동포사회 보도, 이대로 좋은가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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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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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오 / 한국일보 호주판 편집고문 ]


오늘의 해외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한 보도, 학술연구, 국가 정책을 논할 때 크게 중국-일본-구소련지역과 서방지역 둘로 나뉘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지역의 동포사회는 역사적 형성과정, 지정학적 특성, 인종구성, 언어구조 등 사회·경제·문화적 여건이 서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 글의 목적은 후자 지역, 즉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 비교적 이민 간 지 오래지 않은 한인들이 밀집한 서방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한 고찰이다. 그리고 장래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덧붙이고자 한다.

필자는 호주 거주자이지만 이 글은 호주의 사례로 극한 된 것이 아님을 먼저 밝혀두고자 한다. 글의 제목에서 본 바와 같이 논의에 이용된 자료 자체가 모국 언론이고, 호주 한인사회를 비롯해 지난 10년간 영국을 6번, 미국을 3번 방문하여 한인사회를 둘러본 현장 경험과 감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빠른 산업화와 과학기술의 발전, 인구의 국제 이동, 국가 활동 영역과 국제분쟁 지역의 확대에 따라 언론매체의 보도 영역이 계속 늘고 있으나 언론의 리소스(Resource)가 이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제약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그 중요성에 비하여 너무 소홀히 다뤄지는 한국 언론의 보도 영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왜 모국의 관할권 밖인 해외 한인사회에서 모국 언론의 보도가 그렇게 중요한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과 재외동포정책 담당자들이 동포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느라 쓰는 좋은 말이 많다. ‘민족의 보고(寶庫, 보물 단지)’, ‘영토 확장’ 등이다. 하지만 그 말은 실제 일어난 현실보다 수사에 더 가깝다. 언론 보도에 관한 한 더욱 그렇다. 모국에서 열리는 그 흔해빠진 언론 관련 학술대회의의 주제, 언론학자들의 연구제목, 언론 관련 저널 기고 등에서 서방지역에 대한 모국 언론의 보도 문제가 토의 된 적은 거의 없다.

전 세계 한인 인구는 약 700만(남한 인구의 약13%),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위스, 레바논, 핀란드, 아일랜드 등 단일 국가의 인구보다 더 많다. 이만한 규모의 한인들의 반 이상이 서방의 선진 부국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국의 엄청난 잠재적 국익을 의미한다. 더욱 이 지역은 저 출산율과 인구 고령화의 대안으로 이민을 계속 받고 있어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서방지역의 한인사회 또한 다른 지역의 한인사회와 마찬가지로 멀리 모국의 관할권 밖에 있다. 그럼에도 그 사회의 발전을 모국의 언론에 연계시켜야 하는 이유는 실질적으로는 모국의 연장이라고 할 만큼 모국의 영향이 커서, 지금 대로라면 이들 지역 사회의 장래 큰 흐름의 방향, 특히 정책과 구성원들의 의식구조를 계속 좌우해 나갈 전망이다.

성공 아니면 실패의 이분법

현재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모국매체의 보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보도의 특징을 규명하자면 매체 연구방법론의 하나인 내용분석(content analysis)이 필요하다. 필자는 체계적 연구 없이(과문인지 몰라도 실제 그런 게 없어 보인다)도 눈짐작으로 크게 다음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사람 사는 곳인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많은 행사, 사건, 사고 기사는 모국 매체도 잘 다루고 있다. 그 외의 단순 기사(straight news)로는 인종주의나 국수주의에 가까운 게 많다. 미국에서 한국계가 국회의원, 시의원, 행정부 차관보, 대학원장 등 고위직에 오르던가 다른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국위를 선양한 것이며 모국의 독자, 청취자, 시청자에게 꼭 알려야 할 뉴스다.
또 과거라면 KAL기 폭파 관련 구소련을 규탄하는 데모나 평화의 댐 모금 물결이 모국에서 일어 해외동포사회로 이어졌다면 빠져서는 안 되는 기사 감이었다. 최근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영유권 분쟁 관련 해외 한인들의 동정 뉴스도 같은 맥락이다.

둘째로 다소 이슈 중심 보도라면 대중 수용자의 취향에 맞게 짜 맞추어지는 매너리즘 형태이다. 한국인 대다수가 과거 이민을 한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들의 해외에 대한 관심은 이미 나간 동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 가이다. 그러기에 보도는 언제 봐도 비슷한, 그리고 주관적이 되기 쉬운 ‘성공’ 아니면 ‘실패’의 이분법적이며 당연히 인물 중심인 게 보통이다.
인종주의와 국수주의 성향의 보도에 대해서는 다른 기사와 균형을 잃었을 때 민족에 대한 지나친 콤플렉스와 모국에서 갑자기 뜬 다문화주의 이념과는 거리가 먼 ‘우물 안 개구리’식 세계관 속에 갇혀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사례 인물보도에 대하여는 자칫 공정성을 잃어 사회가치관의 혼미를 야기할 위험을 꼽을 수 있다. 해외로 취재차 나오는 기자들이 ‘성공한 동포’를 찾기에 급급하다가 돌아가서는 신뢰성이 의심되는 푸짐한 보도를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언제 봐도 비슷한 ‘성공’ 대 ‘실패’ 식의 매너리즘 보도는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해외 교포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아니라, 누가 ‘해외에 나가 잘 됐단다,’ ‘이민 안 가기 잘했다,’ ‘자녀교육을 위하여 이민 나갔는데 자식 잃어버렸단다,’ ‘뭣 하러 이민 가’와 같은 안일하고 피상적인 개인이익 중심 가십만 증폭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보도의 취약점은 약간의 수정과 보충 노력으로 쉽게 개선 될 수 있겠다. 필자가 정말 우려하는 것은 언론의 보도영역 가운데 으뜸이 되어야 할 이른바 발전보도 (W. Schramm은 저서 ‘대중매체와 국가발전’/Mass Media and National Development 1964/에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능으로서 국가의 성장과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꼽고, 구체적 사례를 들어 그 과정을 자세히 분석, 기술했다. 이후 언론학자들이 그런 목적으로 된 매체 보도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발전보도 또는 발전커뮤니케이션,/developmental communication/이라는 보도 장르로 묶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재외동포사회에 관한 아예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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