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땅에서도 파헤쳐지고 있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동포들의 안타까운 토로가 있었다.

5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인 성당에 모인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독일의 4대 종단 한인교포 신자 1200명이 모여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연이 어찌 되든, 사람이 어찌 되든, 또 생명이 어찌 되든 대한민국은 묻지 않을 태세이다. 무조건 해놓고 보자는 식의 정부의 태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피 흘려 쟁취한 자랑스러운 민주주의가 꽃을 활짝 피우려다 찬 서리를 맞아 움츠러들고 있다. 마치 역사의 발걸음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듯한 현실이다.” 이 구절은 독일 교포들이 발표한 성명서의 한 내용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독일운하를 보고 발상을 했다는 것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다. 국민의 엄청난 저항으로 대운하사업 포기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4대강 살리기’라는 명칭으로 대운하 건설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독일은 100여 년 전부터 운하가 건설된 나라이다. 당시 독일은 유럽 물류의 요충지였고, 도로가 발달되지 않는 탓에 운하의 경제성이 높았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그 경제적 가치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토지의 지하수면이 무너지고, 홍수와 갈수를 막기 위한 엄청난 돈과 노력이 수반되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 이런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는 터라 독일 교포들의 모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한층 높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비록 가난했지만 아름다운 산천과 인정 넘치던 두고 온 조국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대한민국이 사라지고 있음을 무척 염려하고 있다. 돈이 되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부도덕함도 감행하는 물질만능주의라는 병에 대한민국이 신음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을 바라보는 교포들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또 4대강 사업에 대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목적은 '물'이 아니라 '돈'이다. 말 그대로 ‘돈놀이’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생명도 아니고 자연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며,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거대한 토목공사판을 벌이며 소수의 이해관계를 충족함으로써 다수의 의견과 고통을 무시하는 오만과 자폐의 길을 대한민국은 선택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반도 대운하’든 ‘4대강 살리기’든 엄청난 자연의 훼손이 가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독일 교포들은 “독일의 경우 도나우 강의 지류인 이자강 8Km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리는 데에도 10년의 조사기간을 거쳤다. 반면, 4대강 사업은 하물며 634Km에 이르는 대공사를 하면서 어떻게 반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환경영향평가를 해치울 수 있으며, 22조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비에 대해서 국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은 채 4대강 전역을 굴삭기로 파헤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정부가 “법치를 내세우면서도 스스로 법치를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독일 교포들은 “독일의 운하를 성공모델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여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그릇된 신념에 부화뇌동하여 실패를 되풀이하려는 대한민국을 독일 사람들은 비웃는다. 역사적 교훈이 생생한 독일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이런 부끄러운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게 만들기에 이렇게 반대 서명과 성명서를 발표한다.”며 “시민과 종교지도자, 지식인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수차례 반대를 천명했음에도 국민들의 뜻을 받들지 않고, 도리어 오해와 무지와 편견이라며 무시하고 내리누르고 있다.”고 한국정부와 보수언론들을 향해 질타를 가하고, 즉시 4대강 사업을 중단 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