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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를 위한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간
서승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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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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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건 / 재미칼럼니스트]

과연 한인사회는 언제까지 내편 네편하며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 속에 갇혀 제자리걸음만 할 것인가.
각 단체의 리더들은 행사 때마다 인사말을 통해 차세대 인재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고 울부짖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차세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단체가 있기나 한건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단체들이 아직도 내편 네편 갈라치기에 혈안이고 회장이라는 자리에 앉아 꿀먹은 벙어리 흉내내며, 회장이라는 감투욕과 명예욕에 도취되어 직책에 대한 사명감은 찾아 볼수가 없다.

   
 

한인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만큼 한인들의 욕구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급성장하는 애틀랜타에 10만이 넘는 한인들이 생활하고 있지만 과연 한인회나 직능단체에 관심을 갖는 한인들이 몇 명이나 될까. 오히려 대부분 한인들은 호기심과 욕구에 걸맞게 다양한 관심 분야의 소규모 동호회 활동이 활발한 현실이다. 도시가 성장하고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단체의 활동방식과 내용도 진화하고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자가 충원돼야 하고 기존의 지도자도 끊임없이 교육을 통해 새로워 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인회를 비롯한 단체들이 언행 불일치로 차세대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조직이나 시스템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한인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단체들도 역대 선배 회장들과의 만남과 대화 자체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기존의 지도자들을 교육할 시스템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 결국 단체에 새로운 피는 수혈되지 못하고, 기존의 지도자들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제자리에서 ‘개골개골’ 혼자 말만 하고 있다.

지도자의 연령대가 고령화로 역행하면서 한인사회의 변화를 앞에서 이끄는 것은 고사하고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거나 적응하는 것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1세대 지도자들은 개인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시대적 낙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체 활동의 내용과 방식도 과거의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임기를 마치기 원한다. 이 때문에 지도자들은 변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거나 새로운 형식과 비전을 제시할 만한 용기와 리더십을 가지지 못한다.

현재 단체들의 활동은 항상 해왔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만 진행되어 젊은 차세대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1세대들이 아직도 북 치고 장구 치며 활동하는 상황에서 단체의 지속적인 고령화는 단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낡은 활동방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가로막고 차세대들을 외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사람은 내편 네편 따지는 동물이다. 그러나 단체에서는 이런 패거리 활동이 있으면 안된다. 그런데 단체의 대표라는 사람이 앞장서서 패거리 활동을 조장하거나 방관해서는 절대 안된다. 자기 조직에서 이런 내분이 있는 걸 방치하고 자기 실속만 챙기며 단체가 망가지는 것을 관망하는 지도자도 있다. 결국 지도자는 그렇게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다.

지도자의 시각이 ‘우물 안 개구리’나 “터널시야”라는 표현처럼 보는 눈이 좁아진 것을 표현하는 말을 들어서는 안된다. 문제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은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가지기 힘들다. 고정관념, 편견,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서 문제의 해결책을 탐색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다른 시야를 통해서 상황을 볼 때, 보이지 않았던 문이 보이게 된다.

어느 사회든 지도자의 말, 화법은 중요한 가치를 의미한다. 지도자의 말과 화법이 단체의 활동과 운영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사, 타 단체와의 관계 등 문제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말, 화법에는 강한 권위와 높은 위계를 허락한다. 이렇게 보장받은 ‘말의 힘’ 화법은 당연히 개인적 목적이 아니라 단체의 이익과 공의를 위한 것이다. 특히 구구한 자기변명, 슬그머니 의제 바꿔치기, 남 탓하기, 떠넘기기 등은 지도자의 화법으로 적절치 못하다.

사람들은 지도자의 화법에 유난히 감동도 받고 용기도 얻는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내외, 독일의 바이츠제커 대통령과 같은 이들의 화법은 매우 정연하고 감동적이다. 그런데 단체의 지도자가 같은 사안을 두고 한인들에게 인사를 해도 감동과 교훈은커녕 반발과 비판이 그치지 않는다면 그 까닭은 지도자다운 화법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그나마 주류사회와 타민족 커뮤니티에서 대접 받는 이유는 한미우호협회 박선근 회장이 오랜 시간 주류사회와 타민족에게 보여준 봉사와 헌신의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한인사회의 존재를 언제까지 박선근 회장에게 의존할 것인가.1세대 선배인 박선근 회장의 활동이 중단된다면 그다음 한인사회를 대표할 인물이 준비되어 있는지. 한인사회 직능 단체들의 구조적 세대적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들은 의무와 사명감은 망각하고 감투욕과 명예욕에 사로 잡혀 더 이상의 기대와 희망이 없는 의식불명의 시한부 단체가 되었다. 분열과 분쟁의 시간속에 고령화로 숫자개념도 희미해진 총연에게 회원 정족수가 정확하냐, 행사에 대한 재정보고를 몇 개월이 지나도록 왜 안하냐고 요구한다고 답변이 나올까. 차라리 ‘미주시니어총동문회’로 단체명을 바꿔 시한부 생명이라도 연장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부디 1.5세나 2세대들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젊은 한인회장들이 과감히 용기 내어 신차와 폐차를 구분하여 교통정리 하는 신호등이 되어 주길 바란다.

최근 애틀랜타 한인회는 고문단을 새로 구성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이로인한 기존의 고문단과 한인회장 간의 불협화음도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한인회 재정에 도움을 줄 고문들을 모집하여 한인회 행사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한인회에는 제대로 된 차세대 조직이나 구성원조차도 없는 상황이다. 한인사회의 미래와 성장을 위해 절실한 차세대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고문단을 확대한다는 것은 시행착오적 발상이다.

동남부한인회연합회도 노령화에서 벗어나 젊은 연합회로 거듭나겠다는 슬로건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차세대를 위한 조직이나 구성원도 미비한 가운데, 차세대를 위한 행사나 활동 무대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젊은 연합회로 탈바꿈도 못하고 차세대들의 관심과 참여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결국 1세대 선배들이 복귀하여 그들의 자리를 메꿀 수밖에 없다. 또한 29대 당시 재정보고와 관련 문제점들이 제기되며, 30대에서는 3개월마다 투명한 재정보고를 하겠다는 약속도 이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 대기업의 진출과 K 문화 예술이 전세계와 미주를 지배하는 시대에 한인사회의 높아진 위상을 대변할 젊고 신선한 지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인사회는 고령화된 지도자들이 대접받는 명예욕에 도취되어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없다. 더 이상 주저하고 지체할 시간이 없다. 부디 지도자들이 자신에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사명감과 의무감을 깨달아 현명한 판단으로 한인사회를 위한 개혁의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우물 속을 벗어나 보지 못한 개구리는 바깥세상을 보게 된 개구리를 절대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갇힌 사고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바깥세상을 보게 되면 우물 속에 갇혀 있던 기억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우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꽉 막힌 좁은 세상 속에서만 살았기에 자신이 세상의 이치를 모두 알고 진리를 전부 아는 것처럼 자신의 지혜를 내세운다. 그러나 드넓은 세상을 보게 된 바깥세상의 개구리는 결코 자신의 지혜를 자랑하거나 능력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좁은 틀 속에서 진리를 외치던 교만이 수치와 부끄러움으로 변질하여 세상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겸손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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