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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분쟁 속의 아이들, 그리고 연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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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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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혜 / 월드비전 국제구호 취약지역사업팀

   
 

우크라이나 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든 고향과 가족, 평범했던 삶을 뒤로한 채 낯선 나라에 터를 잡아야 했던 난민들에게는 불안과 걱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길고 긴 1년이었을 것이다.

지난 2월 초, 루마니아와 몰도바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삶은 다양한 모습이었다. 유럽의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그동안 접했던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분쟁 전의 사회적 지위와 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피란 생활의 삶도 차이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의 모습은 참 마음을 아프게 했다. 월드비전이 루마니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동보호 및 교육 통합 시설을 방문했을 때 예닐곱의 유아와 그 아동들과 함께 놀이를 즐기는 보호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동들은 분쟁 전부터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고아였고 보호자는 루마니아 보호시설의 선생님들이었다. 한 선생님이 우크라이나에서부터 아동들을 데리고 피란을 오셨다고 했다. 부모가 없는 아동들의 삶도 녹록지 않겠지만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아동들조차도 바쁘게 무언가를 하지 않는 찰나에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아빠를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아이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많은 보호자들은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장난감을 갖고 놀고 또래와 교류할 때 잠시나마 슬픔을 잊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고맙다고 했다.

어른들 역시 슬픔을 피해갈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난민 대응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루마니아와 몰도바 월드비전 사무소에는 우크라이나인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많이 있다. 그들은 현지에서 들리는 소식에, 또 본국에 남아 있는 가족과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일하는 중에도 눈물을 훔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기억하고 도움의 손길을 전해준 많은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3월에는 우크라이나에 돌아갈 것”이라고 희망을 갖고 이야기한다.

사실 이 분쟁의 끝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나 역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소망처럼 하루빨리 우크라이나 땅에 평화가 찾아오길 희망한다. 전 세계 곳곳에는 아직도 많은 분쟁과 자연재해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재난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 잊힌다. 우크라이나 분쟁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새로운 재난들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생명의 가치는 소중하기에 이미 잊힌 다른 재난들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 모아지고 또 국제사회의 연대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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