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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시진핑에 넘긴 첨단무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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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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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 논설위원

   
 

지난 12월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또다시 화상 정상회담으로 만났다. 푸틴은 시 주석이 2023년 봄 모스크바에 국빈방문해 달라고 초청했고,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무기 부족을 겪고 있는 푸틴은 중국의 군사 지원을 애타게 기대하고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무제한의 협력”을 과시해온 푸틴과 시진핑 사이에서 군사적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을까. 노르웨이 국방대학 교수인 톰 뢰세트의 논문 ‘중국의 부상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Moscow’s Response to a Rising China)’(2019)을 보면, 러시아와 중국의 무기 거래는 2014~2016년을 기점으로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이전까지 러시아는 중국에 대량의 무기를 판매하면서도 최첨단 무기나 최첨단 군사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했다. 비록 중-러가 지금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러시아 입장에서 중국은 매우 심각한 잠재적 위협일 수밖에 없다. 인구가 급감하는 러시아의 광활한 극동·시베리아 지역이 경제력과 인구 면에서 압도적인 중국의 영향권으로 흡수될 위기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다. 이 지역의 상당 부분은 러시아가 19세기 불평등 조약들로 청나라로부터 빼앗은 땅이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서구의 경제 제재를 받게 되자, 푸틴은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반발하면서 중국과의 협력 쪽으로 완전히 경로를 바꿨다. 러시아의 최첨단 무기와 첨단무기 기술을 중국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5년까지 아무르급 디젤 잠수함 4척, 다목적 SU-35S 전투기 24기, S-400 미사일 방어체계 4개 포대를 중국에 판매하는 계약이 체결되었다. S-400은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비슷한 무기인데, 러시아가 이런 첨단 무기를 해외에 판매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2016년부터는 중국과 러시아가 남중국해, 대만, 한반도 인근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매우 빈번하게 진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러시아가 중국에 판매한 최신형 무기체계의 운영을 전수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 시기에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무력 통일 방안을 염두에 두고 군 개혁과 군비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는데, 러시아의 최첨단 무기와 군사기술은 중국 ‘군사굴기’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러시아의 첨단 군사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중국의 무기 산업은 급성장했다. 이제 중국의 무기는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가 국가들, 미얀마, 세르비아,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푸틴은 이제 시진핑 주석이 ‘빚을 갚을 차례’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진핑은 올 봄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의 군사적 지원 요청에 응할 것인가.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미국·유럽의 반발을 고려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유럽에 대한 판로가 끊긴 러시아의 석유·가스를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데 집중해왔다.

러시아의 ‘뒷마당’이었던 중앙아시아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역사는 유라시아 대제국의 영광을 복원하겠다는 푸틴을 ‘러시아를 중국의 속국’으로 만든 인물로 기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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