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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무기화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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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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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창 / 수석논설위원

1991년 소련 붕괴의 결정적 요인은 서방사회의 식량 봉쇄였다. 미국 등의 곡물 금수조치로 1700만t의 밀과 옥수수 공급이 막히는 바람에 결국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 말았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그나마 버티는 건 75%를 웃도는 식량자급률 덕분일 게다. 대부분 국가는 2007∼2008년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겪은 후 식량안보를 자국의 헌법이나 법률에 반영해 지키고 있다. 식량(Food)은 무기(Fire), 연료(Fuel)와 함께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3F’로 불린다.

카타르는 2017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오만 등 이웃 국가들의 단교에 따른 봉쇄 조치로 극심한 식량난에 빠졌다. 이때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후 농업과 식품 산업에 수조 원을 투자했고, 그 결과 현재 우유·치즈 등 유제품을 100% 자급자족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략적 식량 자급자족 프로젝트를 도입해 모든 식량을 자체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세계식량안보지수(GFSI) 조사 결과, 카타르는 24위에 올라 걸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러시아가 그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안전을 더 이상 보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흑해함대를 공격한 점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식량 무기화’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곡물 가격 상승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저개발 국가에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45개국에서 500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기아 직전에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진 이후 식량 수출 통제를 선언한 나라만 30개국이 넘는다. 식량 무기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권의 대표적인 곡물 수입국이다. 식량자급률은 45%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특히 곡물자급률(사료 포함)은 겨우 21%다. 식량안보 위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도 해외 식량기지 건설 등 다각도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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