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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자택 피습 사건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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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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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 논설위원

   
 

‘초대받지 않은 손님’(Guess who’s coming to dinner)은 딸의 흑인 남자친구에게 경악하는 백인 부부의 심리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으로, 60년대 미국 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바하마 출신 미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가 남자친구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부모 역을 맡은 스펜서 트레이시와 캐서린 헵번은 딸의 친구인 이지적인 청년에게 끌리면서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보인다. 인종차별이 격렬하던 시대상을 잘 드러낸 영화지만, 요즘 미국 기준에서 보면 낯설다. 흑백결혼은 이미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인종장벽보다 심한 것은 정파 갈등이다. 독일 출신 미 정치학자 야스차 뭉크는 얼마 전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자녀가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것은 문제 삼지 않지만, 당파가 다른 것은 못 참아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공화당 지지자와 결혼할까 봐 겁내고 공화당 성향 인사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뉴욕 출신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장편소설 ‘어떻게 지내요’(What are you going through)에는 주인공의 친구가 “남은 생을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친구는 암 투병 중인 것으로 그려지는데, 진영 논리가 막다른 상황에서도 삶을 지배하는 절대 기준임을 보여준다.

공화당·민주당 지지자 간 반목은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유산이다. ‘프라우드 보이’ 등 극단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신들을 애국자라고 주장하면서 “사회주의자를 쫓아내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폭력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1·6 미 의사당 폭력난입 사태가 대표적이다. 미 경찰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상·하원 의원 및 가족에 대한 위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고된 건수는 9600여 건이다.

11·8 중간선거를 앞두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가 자택에 침입한 극우 성향 폭력배의 둔기에 맞아 두개골 골절 등 부상을 당했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에 머물고 있어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 사건은 미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만큼이나 여야의 극단적인 팬덤 정치가 횡행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유사 테러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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