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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미상 역사 새로 쓴 '오징어 게임' 수상 쾌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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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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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등장한 '영희' 인형.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인형이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상인 에미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씨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모두 6개 부문을 휩쓸었다. 감독상을 비영어권에서 받은 사례도, 남우주연상을 아시아 국적 배우가 수상한 일도 74년 에미상 역사상 처음이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상을 받았고, 지난해 배우 윤여정씨가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 대중문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쾌거다.

456억 원의 상금을 향한 서바이벌 게임을 한국적 놀이와 접목한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80여 국가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OTT의 급성장, 번역 수준 향상 등은 오징어 게임 성공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약육강식의 세계, 비정한 경쟁사회라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 낸 한국 대중문화의 축적된 역량이 없었다면 이 같은 성취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해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영화ㆍ드라마는 20편이 넘지만 크게 눈에 띌 만한 화제작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콘텐츠 질의 향상이 뒤따를지 걱정도 크다. 새로운 상상력과 문제의식 없이는 각국이 벌이는 치열한 문화 콘텐츠 경쟁에서 뒤처지기 십상이다.

넷플릭스가 지난해까지 콘텐츠 제작을 위해 한국에 투자한 돈은 1조3,000억 원이 넘는다. 지나치게 외국 자본에 의존할 경우 세계인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던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특색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으로 1조 원 가까운 수익을 냈지만 지식재산권(IP)이 없는 한국의 제작사는 수십억 원밖에 벌지 못했다. 국내 콘텐츠를 보호하고 세계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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