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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사회가 한인회를 외면하는 이유는?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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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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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철 / 재미언론인, 본지 편집위원 ]


시기적으로 볼 때 이제는 미주 한인회가 미주 한인사회에서 대표기관으로서 자리를 잡을 때도 되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현실은 영 딴판이다.

한인회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한인사회에서 추락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인회장들의 자질 때문이라는 점이다.

사실 미주 지역에서 한인사회의 대표자 노릇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영어의 구사능력이다. 유창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미주 주류사회와 소통정도는 이룰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미국인을 만나면 기초적인 인사말조차 건넬 수 없는 한인회장들이 한인 사회의 대표자를 자처하고 있으니…….

또 과거 모습에 대해서 검증해 볼 도리가 없다. 그 때문인지 학력은 뻥튀기가 기본이 돼버린 듯하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출신 대학교가 달라지는 한인회장은 물론 심지어 다닌 적도 없는 대학의 동문회장까지 역임한 강심장(?)의 소유자까지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아무튼 이 같은 인물들에게서는 동일한 특징을 발견할 수가 있다. 입으로는 주류사회에서 한인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외쳐대지만 정작 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은 총영사관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이 같은 부류들에게 한인 회장이라는 감투는 봉사의 상징이 아닌 일종의 한인사회의 대통령쯤 되는 권력자로 착각을 한다.

하긴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의 회장이라는 인물까지도 허구한 날 한국으로 뛰쳐나가 자신이 미주 한인들의 대통령이라고 거들먹거릴 정도이고 보면 이해할 만하다. 오죽하면 한인사회가 “한국이라면 동네 반장도 못할 사람들”이라는 비아냥거림을 이들에게 보내고 있을까 싶다.

따지고 보면 이들과 같은 불량품 회장들이 총영사관 그리고 한국 쪽을 향해 목을 길게 뽑고 있는 이유를 두고는 이들만을 탓 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다. 한국 정부가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안 되니 미 주류사회에 대한 접근은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과연 한국 정부의 그들을 향한 손짓이 없다면 한인회장직에 그토록 연연해 할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미주 한인회의 회장 자질이 날로 저하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한국 정부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인회장이라는 감투를 쓰면 대한민국의 평통위원이라는 엄청난 감투의 추천권행사는 물론, 쓸 수 있는 기회도 찾아온다. 한마디로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재외국민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요즈음에는 정치인들이 뻔질나게 미국을 들락거리며 전국구 비례대표자리라는 큼직한 당근까지 흔들어대는 판국이다. 그 때문인지 한인 회장 자리에 대한 기득권층의 집념(?)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카트리나로 유명세를 탄 뉴올리언스 지역이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가 싶다. 한인 인구 5~6백 명 정도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뉴올리언스 지역 한인사회에 평통위원 감투가 무려 3개나 배정되었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전직 한인 회장 출신들이라는 사실이다. 차기 회장이 자신들과 대치되는 인물이 될까 걱정할 정도라고 하니 알만하다.

그 때문인지 지난 2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말인즉 총회가 성원미달로 유회(流會)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는 회장단에 의한 고의적 파행이라는 지적이다. 총회를 앞두고 이미 한인사회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회장단이 회원들을 상대로 총회 참석 권유가 아닌 총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종용하는 해괴한 짓거리를 펼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결국 총회에서 연출 된 모습은 ‘혹시나’가 ‘역시나’로 나타났다. 차기 회장 후보자로 2명이나 등록된 상태에서 선거를 앞두고 회장단은 등록 회원 198명중 총회 참석 인원이 84명으로 과반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총회가 유회되었다고 선포했다. 이후 선관위는 양 후보자의 등록 공탁금을 반환하고 선관위를 해체하였다.

향후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더욱 기가 막히는 모습은 이날 총회장에서 회장단이 밝힌 회원 명부가 아닐까 싶다. 회원 중에는 무명씨이라는 이름도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이 3명, 타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도 2명씩이나 회원 명부에 포함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 같은 한심한 모습 때문에 한인사회가 한인회를 외면한다는 것을 그들은 자각하고 있는지가 궁금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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