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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른바 '일본 거점 간첩단'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40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재일동포 사업가 고(故) 손유형(1929∼2014)씨 유족에게 22억여원의 형사보상금이 지급된다.

최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조광국 이지영)는 정부가 손씨의 유족에게 구금과 비용에 대한 보상으로 22억7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손씨는 일본에서 사업을 하다가 한국에 방문했던 1981년 4월25일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 연행돼 구속됐다.

안기부는 손씨가 사업가로 위장해 국내 정보를 수집한 뒤 북한에 전달하는 등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연행과 구속 모두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손씨는 그해 기소돼 1983년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중 징역형으로 감형됐고 1998년 가석방돼 일본으로 돌아간 뒤 2014년 숨졌다.

이후 유족들은 고향을 찾기 위해 귀국한 손씨를 안기부가 불법구금하고 고문과 협박으로 허위자백을 받아냈다면서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10월 손씨가 가혹행위와 회유로 인해 허위 자백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당시 진술들에 대해 모두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상고했으나 올해 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