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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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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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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예 / 도쿄 특파원

2015년 겨울방학은 중국 국적의 차오헝웨(喬恒越) 씨의 삶을 바꿔놨다. 그는 지난 2013년 일본 교토(京都)로 유학을 왔다. 리쓰메이칸대(立命館大)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는 졸업을 앞두고 겨울방학을 이용해 중국엘 갔다. 밥을 먹으러 간 음식점에서 그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가게는 넓은데, 종업원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주문은 스마트폰으로 받고, 결제도 스마트폰으로 했다. 일본에서 접하던 풍경과는 딴판이었다.

   
▲ 일본 교토의 한 음식점에서 스타트업 ‘펀포’ 창업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JETRO 영상 갈무리]

일본에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부터 뜻맞는 유학생 5명과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QR코드만 찍으면 주문을 하거나, 집으로 배달시킬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문제는 비자였다. 일본에서 기업을 하려면 ‘경영·관리’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조건이 까다로웠다. 직원을 2명 넘게 고용하고, 자본금이 500만엔(약 4800만원)이 있어야 했다. 유학생 신분으론 어림없는 얘기였다. 고민하던 그에게 지난 2020년,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교토가 ‘스타트업 창업 비자’를 도입한다는 거였다. 스타트업 설립 계획서를 내면 실제 회사를 세울 수 있게 1년간 준비할 수 있는 체류 자격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비자 신청 절차부터 변호사 상담, 은행 계좌 개설까지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지난 2020년 10월에 설립한 펀포(funfo)는 1년간의 스타트업 비자를 지난해 ‘졸업’하고 홍콩 투자자로부터 3000만엔(약 2억8800만원)의 투자금도 받으며 총 17명이 일하는 어엿한 교토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 김현예 도쿄 특파원

우리에게 관광도시로 유명한 교토가 변하고 있다. 게임 회사 닌텐도와 세계적인 부품 소재 회사인 교세라·일본전산 등이 있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교토대도 있다. 하지만 여느 도시들과 비슷하게 학생들은 도쿄(東京) 같은 대도시로 떠났다. 고심하던 교토는 외국인도 스타트업을 마음껏 세울 수 있도록 스타트업 비자제도를 도입했다. 구글과 줌·우버 같은 신생 기업들이 이민자와 외국인의 손에 의해 미국에서 설립됐다는 점을 벤치마킹했다. JETRO(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불과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외국인 청년들이 교토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은 10곳으로 늘어났다.

우리 사회에 일자리가 없다고, 인구 감소를 넘어 ‘도시 소멸’까지 언급하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수한 외국 인재를 받아들여, 이들이 일본 사회에서 활약하게 되면 활력있는 도시로 변할 수 있다”는 오오이 히로키(大井 裕貴) JETRO 교토무역정보센터 담당자의 말을 정치인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귀담아 듣는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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