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모든 고등학교의 수업료를 무상화하는 법안’이 지난 1월 29일 일본 각의를 통과 한바 있다. 이 법안에 따라 일본 내 조선학교도 법안 적용 대상에 포함되어 연간 약 12만 엔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었다.

그러나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담당상이 문부과학상에게 “고교무상화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2월 25일 하토야마 총리는 급기야 “조선학교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선학교를 ‘고교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동조하는 듯 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진실과 미래, 국치100년사업공동추진위원회」는 이와 관련하여 3월 4일, 이전 통과된 법안대로 조선학교를 고교수업료 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 학생들을 일본 사회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고, ‘고교무상화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배제 시키려는 것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역사성과 현실성을 무시한 차별적 처사임을 밝혔다. 하토야마 정권이 조선학교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속셈으로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은 하토야마 정권의 과거사 청산과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의 진정성을 의심케 만드는 대목이다.

한편, 일본의 ‘외국인학교․민족학교문제를생각하는변호사유지(有志)회’는 5일 하토야마 총리 앞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조선학교만을 고교무상화 정책에서 배제하려는 하토야마 정권의 태도는 일본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교육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미래가 ‘정치정세’나 ‘외교상의 배려’로 좌우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적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촉구하며, 조선학교 배제는 인권침해 요소도 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병합한지 100년을 맞이하는 올해, 고교수업료 무상화 정책에 조선학교를 포함하느냐는 문제는 일본 정부의 과거사 청산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