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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해결책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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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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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 도쿄특파원

   
 

지난 3일 월스트리스저널(WSJ) 온라인판에 재밌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저출산에 대한 일본의 새로운 생각: 돈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30년간 출산·육아 장려책을 쏟아냈던 일본이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즐겁게 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큰 흐름은 그런듯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트위터에 “이대로라면 일본은 사라질 것”이라며 일본의 인구 문제를 경고했지만, 주변 반응은 이랬다. “뭐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 지난 2020년 6월 일본 삿포로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입학식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저출산 문제를 일본에선 ‘소자화(少子化) 문제’라고 한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게 1994년. 한 명의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처음 1.5 아래로 떨어지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각종 대책이 발표되고 ‘소자화사회대책기본법’이 만들어졌으며, 소자화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직까지 신설됐다. 이미 이 자리를 거쳐 간 장관이 21명. 출산장려금, 육아비 지원, 보육원 확충, 육아휴직 독려 등 생각할 수 있는 지원책은 거의 다 나왔다.

결과는 2021년 출산율 ‘1.30’이 보여준다. 2020년의 1.33에서 0.03 떨어져 6년 연속 감소세다. 전망은 더 어두워 보인다. 14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남녀공동참가백서』를 보면 20대 여성의 약 50%, 남성의 약 70%가 “배우자, 연인이 없다”고 답했다. 앞으로 결혼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30대 여성의 25.4%, 남성의 26.5%가 “없다”고 했다. 연애도 안 하고 결혼도 싫은 젊은이는 매년 늘어난다.

일본 정부는 이들이 말하는 이유에서 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왜 결혼하고 싶지 않은가에 대해 여성들은 ‘일·가사·육아·돌봄 등의 의무를 지기 싫어서’를 가장 많이 골랐다. 남성은 ‘직업이 불안정해 결혼 생활을 유지할 경제력이 없다’가 가장 많았다. 결국 ‘출산·육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고, 평등한 관계가 가능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긴 여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올해 일본의 『소자화 사회 대책 백서』에 제시된 첫 번째 중점 과제는 ‘결혼·육아 세대가 장래 전망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였다. 고용 개선이나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 등도 강조됐다. 길은 아득히 멀지만 방향은 맞는 것 같다. 당연히 0.81이라는 경이로운 출산율의 한국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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