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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과 이재명, 정치교체는 이제 시작
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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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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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 / 뉴스로 대표기자

   
 

사상 유례 없는 피말리는 선거(경기도지사)가 김동연 후보의 극적인 승리로 귀결된 후 한 매체에 실린 그래픽 사진을 보았습니다. 4년 만에 형편없이 쪼그라든 민주당의 몰골이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지도가 그야말로 빨간 색 천지입니다. 호남과 제주만 숨죽인채 파란 색입니다. 그 위로 빨간 색 서울을 토성의 띠처럼 파란색이 둘러싸고 있을 뿐입니다. 불과 0.14% 포인트차로 경기도를 가져오지 못했다면 그야말로 민주당은 최악의 초상(初喪)집이 될뻔 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전국정당의 기세를 자랑하던 정당이 하룻만에 이게 무슨 꼴이랍니까.

경기도의 짜릿한 승리덕에 ‘졌지만 이긴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난 대선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평가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참패(慘敗)입니다. 국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드러낸 총체적 문제로 사실상 자멸한 결과입니다.

민주당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년전 총선에서 180석 석권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도, 개헌을 제외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완벽한 힘을 갖고도 제대로 한 것이 없습니다.

입법부보다 더 큰 문제는 행정부였지요. 문재인 정부는 마치 거대야당에 둘러싸인 힘없는 정부처럼 무기력했습니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조국사태입니다. A부터 Z까지 문재인정부가 자초한 일입니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눈치 보지 말라”고 주문한 것도 문대통령이었고 “윤석열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 한 것도 문대통령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신임(?)속에 야당의 대권주자가 되어 일약 ‘살아있는 권력’을 접수하는 믿기 힘든 일이 1년 사이에 펼쳐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재명 후보가 지어야한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참패도 이재명 후보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단지 대선의 당사자였다고 후보 본인이 책임져야 할까요?

이번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첫번째요. 그다음은 당내 세력입니다. 지난 칼럼(‘기울어진 운동장의 승리자들’ 2022.3.12.)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이재명 후보는 원천적으로 불리한 대선레이스를 펼쳤습니다. 그가 ‘문심’으로 대변되는 민주당의 적통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 돌이켜 봅시다. 민주당이 일치단결 합심하여 이재명 후보의 대선을 총력 지원했나요? 선거직전 적진으로 투항한 인사는 그만두고라도 오죽하면 죄없는 ‘수박’이 사분오열(四分五裂)된 민주당의 처절한 상징어가 됐겠습니까.

니편인지 내편인지 모를 임시비대위원장의 좌충우돌(左衝右突)은 딱 망해가는 집안의 모습이었습니다. 제도권 언론은 또 어떤가요. 때로는 교묘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기울어진 기사들이 온오프라인을 쉴새 없이 장식했습니다. 명백히 중도층 유권자들이 심대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역대대선 최소표차인 0.74% 포인트 차이로 분루(憤淚)를 삼켰습니다. ‘졌잘싸’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니요.

이번 지방선거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졌습니다. 아니, 더 악화된 상황이라는 말이 정확할 것입니다. 민주당내 반이재명 진영은 대선책임론을 거론하며 이재명 후보가 뒤에 물러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속셈은 8월 당권경쟁까지 고려한 포석이겠지요.

지난 대선이 공정한 경쟁구도 속에 치러졌고, 이재명 후보가 일말의 아쉬움 없이 싸울 수 있었다면 그가 당분간 2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공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게다가 불과 2개월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 또한 유례없는 일입니다. 사실상의 대선레이스 2탄으로 봐야 합니다.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뒤흔들만한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후보로선 치밀한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동연’이라는 빼어난 도지사 카드를 민주당에 안겨주는 공을 세웠습니다. ‘새로운물결’을 창당하고 기득권정치 교체를 선언한 김동연 후보가 대선막판 국힘의 제안을 뿌리치고 민주당과 합당한 것도 이재명 후보가 진정성 있게 다가갔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살아온 과정을 얼굴에서 볼 수 있다고 하지요 부잣집 도련님처럼 온실 속에서 귀하게 자라온 듯한 이가 바로 김동연 도지사입니다. 하지만 성장과정에서 겪은 지독한 가난과 비교적 최근에 겪은 가슴 아픈 가족사를 알고 나면 김동연 도지사의 품격 있고 온화한 얼굴은 불가사의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것은 필경 맑은 성정(性情)으로 삿된 유혹에 물들지 않으려 늘 스스로를 돌아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저는 부드러운 눈매 속에 숨은 단호한 결기를 느낍니다. 김동연 도지사의 초심과 진정성을 믿습니다. 우리는 정말 보기 드문 훌륭한 정치인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후보가 없었다면 과연 민주당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말 그대로 ‘폭망’했을 것입니다. 경력과 능력, 인품 등 모든 것에서 압도적인 김동연 후보가 강용석 말대로 ‘깜도 아닌’ 후보에 고전하다 0.14% 포인트로 기사회생할 만큼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 엄청나게 불리했습니다. 김동연이라도 되었기에 경기도지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민주당은 새로 나야 합니다. 선명한 야당으로 거듭 나야 합니다. 당의 정체성을 놓고 몇날 며칠을 하더라도 뜨거운 백가쟁명(百家爭鳴)이 필요합니다. 친문친이를 뛰어넘어 뼈를 깎는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해야 합니다. 애오라지 시민대중의 시각에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아닌 것은 아니되, 여당과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끌어안아야 합니다.

신물 나는 기득권 정치, 이제 확 바꿉시다. 한국 정당사상 유례없는 정치교체의 선봉에 이재명과 김동연, 김동연과 이재명이 쌍두마차로 나서 멋진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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