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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외교'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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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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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순 / 논설주간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서야 하나. 이와 관련, 2020년 봄 미국에서는 ‘아시아의 새 지정학(Asia's New Geopolitics)'이란 눈길을 끄는 책이 나왔다. 아시아 전문가인 저자 마이클 오슬린은 2025년 미중 전쟁이란 가정 아래 상상의 나래를 폈다. 흥미로운 건 전쟁 후 일본·호주는 미국 편에 남지만 한국은 한미동맹을 깬 뒤 친중 블록에 붙는다고 예측한 대목이다. 그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어쩔 수 없이 한국은 중국과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상상의 세계인지라 물론 틀릴 수 있다. 그럼에도 왜 갈수록 많은 미 전문가가 이렇게 보는지 숙고해야 한다.

▶중국이 주요 2개국(G2)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나라가 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대일로로 대변되는 중국의 야망은 유럽 대륙으로 손을 뻗고, 바다로는 남중국해와 스리랑카를 넘어 유럽까지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욕망을 무너뜨리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힘이 약한 나라들은 중국이 투자하는 돈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싸울 만큼 경제력이 커진 배후에는 미국 국무장관을 지냈던 헨리 키신저가 한몫했다. 미중 국교 정상화를 키신저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6일 밤 박진 외교부 장관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참여하는 것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왕 부장의 이날 언급은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한 ‘견제구'다.

정부는 외교로 한중관계가 삐걱거리지 않도록 풀어야 한다. 외교는 적국과도 웃으며 악수하고 평화를 이끌어내는 최고 수준의 정무행위다. 고려 때 서희 장군이 거란군을 물리치고 강동6주까지 되찾은 것은 국제정세를 면밀히 분석하고 상대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꿰뚫어 본 ‘당당한 외교' 덕분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 나라의 외교 역량은 탁월한 국제 감각과 협상력의 총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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