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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위한 해외동포 참정권인가
김명수 매일경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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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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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매일경제 특파원
지난해 11월 30일 뉴욕 거주 한인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숙원사업인 `한국역사박물관` 건립이란 꿈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을 방문했던 국회 정무위 김영선 위원장과 현경병 의원은 역사박물관 건립 지원을 약속했다. 그로부터 얼마후 이 약속은 사실상 없던 것으로 됐다. 한국으로 돌아간 의원들 중 한 명은 로비의혹 때문에 후속 작업을 추진하기 힘들게 됐다. 다른 한 의원은 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예산문제를 거론하면서 "해당 정부기관과 접촉하라"며 사실상 약속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뉴욕에 있는 한인들의 실망감은 컸다. 교민들 중 60%에 달하는 2세들에게 한국전쟁을 비롯한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참정권 부여 때문에 교민사회는 우리 정치인들의 유세장이나 지키지 못할 공약 발표장이 돼 버렸다. 이 때문에 교민들 마음의 상처는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한인사회에 `세계유권자협회`란 신생 단체가 등장했다. 동포들의 참정권 부여 이후 한인들의 정치 세력화를 유도하기 위한 단체다. 앞으로도 이런 정치적 단체는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할 태세다. 호텔업을 하는 한 교포는 "그렇지 않아도 단합하기 힘든 동포사회가 지역갈등에다 정당갈등이 겹칠 상황"이라며 벌써부터 걱정이다. 앞으로 도입되는 재외동포 참정권 때문에 가뜩이나 뭉치기 힘들었던 동포사회가 더 분열될 것을 염려한 것이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때 재외동포에 대한 투표권 부여가 불러온 미국 동포사회의 현실이다. 동포 사회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교민들은 대부분 참정권 부여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교민들의 현지 정치력이 너무 약한 상황에서 이마저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는 미국에 사는 교민들 중 시민권을 가진 동포 비중을 늘리는 게 우선 과제다. 시민권자를 늘려야 특정인의 당선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시민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은 것도 문제다. 실제 지난 뉴욕시의원 선거에서 유력한 당선 후보였던 케빈 김은 낙선했다. 한인들이 많은 선거구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낮은 투표율 탓이다.

우리 정치권이 진정으로 교민들을 위한다면 현지 정치 세력화를 지원하는 게 급선무다. 한국 정당의 외국 지부를 만들 게 아니라 현지 정당의 핵심 세력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할 때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이나 아일랜드계 이민사회의 정치 세력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시아계인 중국인들은 사업상 결속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도 유력한 정치인들을 배출하고 있다. 덕분에 유대인이나 중국인들은 전 세계 경제도 장악하고 있다. 한인 사회에서는 유대인처럼 정치적 조직력을 찾기 힘들다.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는 현지 정치력을 키운 다음 과제다.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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