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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해법 美 의회서 찾자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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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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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CA) 대표

   
 

탐 랜토스는 유대계 미국 정치인이다. 28년을 미 연방하원 의원으로 일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6살에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살아났다. 미국 상·하원 유일한 홀로코스트 생존자였다. 2008년 현직 의원으로 사망할 때까지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그의 사후 15년이 지난 지금도 의회에선 그를 가리켜 ‘인권 챔피언’이라 부를 정도다.

그가 사망했을 때 낸시 펠로시 현 하원의장은 인권 옹호에 헌신한 정신을 의회에 남기려고 의회 내에 ‘탐 랜토스 인권위원회’를 설치했다. 연방의회 내 인권 관련 이슈를 다루는 가장 권위 있는 기구다. 민주, 공화 양당의 중진의원이 공동의장을 맡는 이 초당적 기구는 ‘인권에는 국경이 없다’는 원칙을 적용한다. 지난해 초 한국 국회가 제정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해서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한 이유다.

200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획득하면서 랜토스가 외교위원장이 되었다.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하던 필자는 랜토스 위원장에 주목했다. 결의안 통과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외교위원장이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미 의회에서 일본군 강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궁리 속에 가장 큰 장애물은 ‘워싱턴의 일본’이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시기에 아시아에선 20여만 여성이 일본 군대에 납치되어 성노리개로 끌려간 ‘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를 랜토스 위원장에게 가져가기로 했다. 예상대로 랜토스 의원은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

일본의 방해를 뚫고 나갈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은 랜토스 위원장만이 아니다. 하원의장(낸시 펠로시)도 미 의회 역사상 최초 여성 위원장이었다. 캘리포니아 주의원 시절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주의회에서 통과시킨 일본계 마이크 혼다 의원도 펠로시 의장과 매우 친밀한 관계였다. 아메리카 사모아 출신 외교위 아태소위원장 애니 팔레오마바에가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을 정치 스승으로 여기는 추종자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형제 같은 관계다.

이 정도면 하늘이 준 기회다. 2007년 7월 30일 미 연방하원은 ‘일본군 강제 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를 향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성노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후대에 교육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워싱턴에서 일본이 졌다’가 더 큰 뉴스로 퍼졌다. 일본의 막강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인권 문제를 성공적으로 다루었다는 연방의회 지도부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랜토스 재단은 탐 랜토스 인권위원회와 연계해 랜토스의 업적을 중심으로 인권교육에 열성적이다. 랜토스의 인권 업적 중엔 위안부 결의안이 들어간다. 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는 미국의 중심에서 후대들에 교육해야 할 역사적 사실로 되어 있다. 미 정치권이 만장일치로 결의한 부인하거나 지울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코앞에 왔다. 미국의 우선적인 요구가 한·미·일 관계 결속이란 보도가 많다. 그 어느 때보다 한일 간의 협력이 미국에 중요한 때다.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은 한국에도 유익한 일이다.

일본과 넘어야 할 문제인 위안부 문제를 워싱턴(2007년 하원 위안부 결의안)을 중심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 어떨까. 한국과 일본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고 워싱턴에 결의안이 있는 이유로 세 나라가 함께 머리를 맞대도 맞게 풀릴 일이다. 윤 대통령과 외교부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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