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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부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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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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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진 / 베이징총국장

   
 

지난 25일 베이징은 어수선했다. 전날 밤 방역 당국이 차오양(朝陽)구 핵산 전수검사를 발표한 탓이다. 마트마다 사재기 행렬이 북새통을 이뤘다. 상하이를 지켜본 베이징 시민은 재빨리 봉쇄에 대비했다.

이튿날 중국과 영국 신문이 묘한 대조를 이뤘다. 북경일보는 전날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의 인민대 방문을 1면에 실었다. 예정을 앞당긴 시찰이었다. 차이치(蔡奇) 베이징 당 서기의 방역 현장 점검은 하단에 실렸다. 반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급증에 베이징 패닉 바잉(사재기)”을 1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이날 전국지 인민일보에서 베이징 소식은 찾을 수 없었다.

상하이 봉쇄가 한 달을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자 중국식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방역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중국인이 늘고 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상하이 주민의 인내심은 이미 극한” “사월의 소리” 등 봉쇄 부작용을 고발하는 글·영상이 검열 당국과 다투고 있다. 중앙과 지방 매체는 이른바 당국발 ‘긍정 에너지(正能量)’ 고취만 열중한다.

   
▲ 베이징 차오양구 핵산 전수 검사가 실시된 다음날 북경일보·신경보 1면이다. 전날 시진핑 주석의 인민대 방문 소식이 머리기사로 실렸다. ⓒ신경진 기자

2020년 작가 팡팡(方方)의 ‘우한일기’, 지난 1월 탐사기자 장쉐(江雪)의 ‘장안십일(長安十日)’이 고발했던 우한과 시안 봉쇄 당시의 비극은 상하이에서 반복됐다. 민의가 분출될 언로가 막힌 탓이다.

지난 13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상하이 봉쇄로 의료·심리·언론이 붕괴했다. 그중 언론 붕괴가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권위 있는 언론이 사라지면 독자는 SNS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디어가 소문만 반박할 뿐 독자의 목소리를 싣지 않으면 가짜 뉴스는 더욱 많아진다”고 꼬집었다.

언론의 부재를 고발했던 둬웨이가 26일 폐간을 선언했다. 모(母)그룹인 난하이(南海) 홀딩스의 경영난이 이유라지만 석연치 않다. 둬웨이는 지난 1999년 재미 언론인 허핀(何頻)이 뉴욕에서 창간했다. 2002년과 2007년 중공 16·17대 상무위원 명단을 오차 없이 예측하며 성가를 올렸다. 베이징 배경의 홍콩 기업가 위핀하이(于品海)가 2009년 인수했다. 2003년 소설가 진융(金庸)에게 명보를 사들였던 인물이다. 한창때 베이징에서 200명이 만들었다던 둬웨이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마침 지난주 청와대 국민청원에 상하이 교민의 호소가 실렸다. 격리 과정에서 겪었던 총영사관의 무성의한 태도를 고발했다. 이후 영사 서비스는 나아졌다. 청원인은 언론보다 청와대를 먼저 찾았다. 그는 왜 한국 언론에 알리지 않았을까. 언론의 책임을 가다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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