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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와 함께 더 막중해진 아세안 외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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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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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용 /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최근 공급망 문제가 부각되면서 '경제안보'는 민생에 직결되는 국가의 우선순위가 되었고, 외교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본래 경제와 안보는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지만 외교와 경제 사안도 보다 더 밀접하게 연계되며 그 경계가 더욱 흐려지고 있다.

경제와 안보가 융합된 경제안보가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아세안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아세안은 각종 자원의 공급처이며, 주요 기업의 생산 활동 거점이자 높은 잠재력을 가진 거대 시장이다.

삼성은 베트남에서 전 세계 자사 휴대폰 물량의 절반을 생산한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최대 보유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원자재를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 시장의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가 지난해 요소수 사태로 중국산을 대체할 수급처를 물색할 당시 베트남 등 아세안으로부터 긴급 물량을 신속하게 도입한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주요국들은 아세안이 갖는 지정학, 지경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전부터 아세안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왔다. 미국은 2009년 출범시켰던 '메콩하류이니셔티브'를 2020년에는 '미·메콩파트너십'으로 확장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새로운 경제규범으로서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역시 아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차원에서 아세안 대륙부 철도를 비롯해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국 남부와 아세안 지역을 결합한 광역 경제권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일본과 아세안이 대등한 파트너임을 강조한 후쿠다 독트린을 발표한 이래 꾸준하게 아세안에 공을 들인 결과 과거 침략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싱가포르 연구기관 ISEAS가 매년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동남아 지역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 1위를 차지했다.

우리 정부도 2017년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며 그간 각각의 분야에서 한·아세안 관계를 양적으로, 질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주요국들의 종합적인 접근에 비해 우리는 생산 효율성과 비용 절감 논리에 경도되어 아세안에 진출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제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과거와 다른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 아세안의 비전이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의 축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에 부응하여 외교와 경제 간 연계를 강화하면서 종합적인 대아세안 정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아세안 국가들의 기술 발전 및 글로벌 공급망 편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감안하면서 이에 대한 협력도 논의하여야 한다. 팬데믹으로 부각된 보건, 기후변화 대응 등의 이슈에 대한 소통도 필요하다. 또한 대외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원해야 하고, 동시에 아세안 여론 주도층에 대한 우리의 상생협력 노력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외교부 내 경제안보외교센터를 출범하고, 재외공관 역할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경제안보 시대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다 효율적으로 아세안에 대한 경제안보 외교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시각에서 아세안과 만나야 한다. 주요국들의 활발한 대아세안 외교에 밀리지 않도록 우리의 경제안보 외교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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