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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와 재미한인사회의 역할
장태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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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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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태한 / UC리버사이드대 교수 ]

- 재미한인사회는 소위 위안부 법안으로 알려진 H.Res. 121의 통과를 위해 풀뿌리 운동을 전개했고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미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쾌거도 이룩... -


   
미국의 외교정책 수립에 인종과 민족 변수는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까? 보편적으로 정치학자들은 인종 또는 민족 변수는 미국의 외교 정책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인종과 민족 변수가 미국의 외교 정책 수립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모국인 이스라엘을 위해 큰 영향력을 행사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국 인구의 4% 밖에 되지 않지만 유대계 미국인들은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 예술 교육 영화 등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외교정책이 친 이스라엘이 되도록 감시하고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의 6일 전쟁이전에는 유대계 미국인들이 미국의 외교 정책을 친 아랍 성향에서 친 이스라엘 정책으로 바꾸려고 노력을 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6일 전쟁이후 미국의 유대인들은 단합하기 시작하고 유대계 단체들을 조직해 본격적인 로비 활동을 전개했다.

유대계 미국인들은 홀로코스트 대학살을 막지 못한 책임과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극이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대계 미국인들은 지난날의 분열과 반목을 접고 단결하기 시작했다.

유대계 미국인들은 민주당 또는 공화당 성향을 불문하고 모국인 이스라엘의 건국과 발전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유대계들이 자신들의 인적 그리고 물적 자원을 지원하면서 유대계 조직은 미국 정치를 움직이는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일본계는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조용한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들은 될 수 있으면 자신들이 미국에 충성하는 애국자임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본계는 2차 세계대전 중 '적국 시민'으로 낙인찍히면서 서부에 거주하던 약 12만 명의 일본계 미국 시민들 모두 포로수용소에 감금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그들은 단지 일본계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적국 시민으로 취급됐고 포로수용소에 감금됐던 것이다.

따라서 일본계 미국인들은 의식적으로 일본과 거리를 두는 것에 익숙하게 됐고 미·일 관계에는 될 수 있는 한 조용히 후원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두 소수계인 유대계와 일본계의 모국과의 관계에 대한 처신이 재미동포 사회에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일까?

재미한인사회는 아직도 정치력이 미비해 한·미 관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LA폭동이후 재미 한인사회는 정치력 신장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진전도 있었다.

소위 위안부 법안으로 알려진 H.Res. 121의 통과를 위해 한인사회는 풀뿌리 운동을 전개했고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미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쾌거도 이룩해냈다.

미·이스라엘 관계에 유대계 미국인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미한인사회는 한·미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동시에 피해 또는 이득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재미한인사회와 미국 그리고 한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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