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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의 기업인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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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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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덕 / 주필

세계적 기업인 중엔 난민 출신들이 많다 
한국 찾은 아프간인들의 성공사례를 기대해 본다

   
 

국토 면적이 2.2㎢이니 한강공원까지 포함한 여의도 크기의 절반이다. 바티칸 다음으로 작은 나라, 모나코다. 이곳에서 매년 소위 '기업인 올림픽'이란 게 열린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인 EY가 기업가정신을 확산시키겠다는 목적으로 1986년 세계 최우수기업가상이란 제도를 만들었고 2001년부터는 각국의 우승자들을 모아 마지막 경연을 펼친다. 경연이라고 해서 심각한 대결이 있는 건 아니다. 60여 개국 대표들이 가족을 동반해 남자는 연미복을, 여자는 드레스를 입고 따사로운 지중해의 햇살을 안고 축제를 즐긴다. 한국도 2008년부터 후보를 내기 시작했는데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지난해 한국인으론 첫 우승자가 됐다. 대부분은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창업자들에게 우승의 영광이 돌아간다.

2015년 우승자는 모헤드 알트라드. 프랑스인인데 시리아 난민이다. 그의 인생 자체가 영화다. 아버지는 아라비아사막을 떠돌던 베두인족의 족장. 사막에서 태어나 본인의 나이, 생일도 정확히 모른다. 어머니와 형은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죽었다. 할머니가 그를 키웠다. "목동 될 녀석이 책은 무슨 책"이라며 학교에 보내지 않아 몰래 글을 배운 알트라드.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는 공부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는 그는 집념 하나로 컴퓨터 박사학위까지 받고 건축보조물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일궜다.

시상식에서 그의 이름이 호명되자 두 손에 프랑스 국기를 들고 단상에 오른다. 그 당시 나이가 53세. 그가 젊은 날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검게 그을린 얼굴에 굵게 파인 주름만 봐도 안다. 울먹이듯 말하는 수상 소감에 중간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그가 그날 던진 메시지는 단 하나. 인류애(Humanity)였다.

한 해 뒤인 2016년 우승자는 장난감을 만든 호주 기업인 매니 스툴이었다. 그해 바비인형을 제치고 미국에서 올해의 '여아 장난감상'을 받은 인물. 덴마크의 레고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도 난민의 아들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그의 부모는 조국인 폴란드가 1949년 공산화되자 독일로 도망갔다. 난민캠프에서 스툴을 낳았다. 그 핏덩이를 안고 호주로 망명했다. 거기서도 3년간 난민 생활을 했다. 그 스스로 밝히듯 아무런 경험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고 누구의 조언도 받지 않았다. 고국을 등진 난민의 아들로 그냥 성공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버텨온 스툴이었다.

2013년 우승자 함디 울루카야는 쿠르드족이다. 터키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쿠르드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미국에 이민신청을 했다. 이민자이지만 자의 반 타의 반 조국을 등진 셈이니 넓은 의미론 난민이다. 터키에서 치즈를 수입해 팔다가 파산한 뉴욕주 한 낙농가를 사들여 초바니라는 이름으로 요구르트 사업을 시작했다. 이 시장에선 지금까지도 1등 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다. 난민에 대한 그의 관심은 남다르다. 시리아 난민촌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을 직접 찾아갔고 난민을 돕는 '텐트 파운데이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회사 직원의 30%가 이민자고 난민들이다.

예멘의 난민이 제주도를 찾았던 2018년만 해도 혐오와 반감이 우리의 지배적 정서였다. 484명의 난민 신청자 중 단 두 명에게만 난민 지위를 부여한 한국이다. 특별기여자란 호칭이 부여된 390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 이들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으로 돌변한 걸 보면 한국도 세계시민주의의 싹을 틔우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아프간 난민 중 절반가량이 10세 이하의 어린이들이다. 이들이 그동안 외국인들에게 척박하기 그지없던 한국 땅에서 새로운 기운을 받아 30년, 40년이 지난 먼 훗날 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모나코 최고기업가상 시상대에 오르는 가슴 벅찬 장면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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