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원 / 미주한인재단 LA 회장 ]


‘Korean American’을 우리말로 동포, 교포, 교민이라 부르던 것을 ‘미주한인’이란 용어로 통일하여 부르고, ‘Korean American Day(미주한인의 날)’ 제정을 결의하고, 이를 주도한 것이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의 역사적인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제정된 기념일이 미연방의회 상하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매년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로 법제화하게 된 것은 미주한인이민역사에 획을 긋는 대사건으로 기록해야 할 것이다.

한인이민선조들이 처음 도착한 1903년 1월 13일부터 미주한인들은 ‘신의 축복으로 세워진 기회의 땅’이라 일컬은 이곳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이루며 살아왔다. 금년은 일본이 조국을 강제로 병합한 지 100년 되는 해이다. 잃어버린 조국의 광복을 위해 미주한인선조들은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살았고, 그 터전위에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이 세워졌다.

미주한인은 본국이나 디아스포라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타 민족과는 다른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미주한인들은 조국광복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과 지원을 실천한 한민족사에 길이 남을 동포들이다. 6.25 전쟁으로 공산화될 운명에 처한 조국을 미국의 정가를 움직여 공산화를 막았고 미국과의 혈맹을 통해 인류사에 공헌해 왔으며, 전쟁의 폐허 속에 있는 조국의 근대화와 경제 발전, 민주화와 세계화에 기여하는 등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일익을 담당해 해외 한민족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또한 높은 교육열과 유학을 통해 조국에 지식자본의 틀을 제공하고 근면과 성실로 미국사회에 풍요와 부를 빠르게 축적해 나갔다.

이민초기 7200여명에 불과했던 미주한인은 1950년까지 1만 명도 채 안됐다. 1965년 미국 이민법개정으로 이민이 늘기 시작, 현재 250만 명이 넘는 한인이 미국에 살고 있다. 미주한인의 수가 500만, 1000만 명으로 늘어난다면 미주사회에서의 한인들의 영향력 확대는 물론이고 우리 한민족의 미래도 더욱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지난 이민선조들이 이룩한 터전과 발판위에 지금도 수많은 한인들이 조국과 미국에 공헌하며 우리 한인사회를 빛내고 있다. 그리 멀지않은 미래에 오바마 대통령 같은 한인의 후예가 미국을 이끌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날을 꿈꾸며 우리 이민1세들은 열심이 나무를 심고 있다.

한인 개개인이 건강하고 행복해야함은 물론 가정과 사업, 직장에서 모두 축복받는 인생이 되길 바란다. 개개인의 성공은 미주한인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며, 한인사회를 통해 성공한 그들은 보다나은 미주한인사회 건설의 주역이 될 것이다. 미주한인사회 일원임에도 스스로 미주한인사회를 무시하거나 얕잡아 보는 사람, 비겁하고 이기적인 행태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은 결코 미주한인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희망찬 미주한인사회 대열에 같이 할 수 없음을 우리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꿈과 희망이 넘치는 젊은 미주한인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낌없이 봉사하고 헌신하는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진 인물을 환영하고 존경해야 한다. 미주한인사회의 비전 창출과 한반도의 통일문제도 미주한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며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 민족의 문제임을 자각해야 한다.

매년 1월 13일 미주한인의 날은 미주한인이민선조들이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 건설에 공헌한 지대한 업적을 인정받아 제정이 가능했다. 미연방의회는 미주한인의 날을 제정하며 한인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이 이날을 준수하고 기념하며 참여하도록 법제화하였다.

이렇게 제정 받은 미주한인의 날을 미주한인사회는 귀하게 여기고 기념과 축제를 통해 제정의 참뜻을 실천하고 확산해야하며 미주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성장 발전시켜 미국에서 영원히 살아갈 후손들에게 존경받는 시민, 참 주인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어려움에 처한 미국을 일으키고 미국의 참된 주인이 되는 길에 미주한인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주한인의 날의 중요성을 깨닫고, 꿈을 펼치며 자랑스러운 미주한인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우리 모두 기념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매년 1월 13일 미주한인의 날은 감사하는 날(Thanks Day)이고, 그 기념식은 한해를 진지하게 시작하는 미주한인들의 시무식이자 생일잔치이다.

끝으로 덧붙인다면, 그동안 본국에서나 동포사회에서는 700만 동포사회를 가리켜 교포, 교민, 재외동포, 한인 등의 용어를 혼재해서 사용해 왔다. 그러나 타국의 예를 들면 중국은 화교(華僑)와 화인(華人)으로, 이스라엘은 유태인(Jewish), 일본은 일계인(日系人)으로 통일하여 사용해 왔고, 이들의 민족적 정체성 확립에 국력을 집중해 왔다. 우리도 ‘미주한인의 날’ 제정을 계기로 명칭통일을 정립하여 본국과 세계한인사회와의 관계정립을 이룩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마침 본국정부도 2007년부터 매년 10월 5일을 ‘세계한인의 날’로 제정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