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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지원 바라는 교민사회…한국 정부의 입장은?
베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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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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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국적은 대부분 대한민국이다. 간혹 베트남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 (참고로 베트남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베트남 시민권을 얻으려면 기존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인 교민들은 응당 대한민국 정부의 보호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요즘 호찌민시를 포함해 베트남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우리 정부가 너무 멀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베트남 남부지역 교민들은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 호찌민시에서만 하루 지역감염자가 3000~4000명을 넘나들고 있다. 사실상 봉쇄나 다름없는 거리두기 16호 지시령은 12호로 격상됐다. 매일 저녁 발표되는 일일 확진자 소식에 언젠가 나도 감염 될 지 모른다는 걱정이 가슴을 짓누른다.

얼마 전 50대 호찌민 교민 한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한 뒤 통보도 없이 화장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교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다. 호찌민시 교민 A씨는 “평화롭던 호찌민시 생활이 지금은 마치 아마겟돈에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게임 체인저’라는 코로나 백신 공급은 지지부진하다. 베트남을 비롯해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한 자리 수 대에 머물고 있다.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의 교민들은 접종 혜택을 받았지만 여전히 대다수 베트남 교민들은 언제 차례가 올지 알 수 없다.

올해 초부터 베트남의 한인 단체들은 백신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허사였다. 호치민한인회도 여러 경로를 통해 본국에 백신 지원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불가능’이었다.

급기야 50대 교민 사망 소식이 나온 후, 국민을 지키지 못한 정부에 대한 교민들의 원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일부 교민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비롯해 언론사에 베트남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백신 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한국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제약사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그는 "현재 저희가 도입한 백신은 국내 사용을 목적으로 도입하고 계약한 물량"이라며 "이런 백신을 해외로 배송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약사와 협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교민에 대한 접종은 외교부와 접종 방법 및 백신 운송 방안 등 실무적인 검토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으로 백신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얼마 전 아프리카 파병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이 백신 접종을 못해 무더기 집단 감염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당시 정은경 청장은 “비행기를 통해 백신을 보내야 하는 등 유통 문제가 어렵다고 판단해 백신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한국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 역시 백신 수급이 원활치 않은데다 보낼 물량이 있어도 베트남에서 안전하게 교민들에게 접종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기술적 어려움과는 별개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현지인을 배제하고 한국인들한테만 백신을 공급하는 건 한국의 외교 철학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주베트남 프랑스 대사관은 베트남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프랑스인과 그들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일본과 중국 정부도 베트남 거주 자국민을 위해 백신을 ‘핀셋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외교철학’을 말한 한국 외교부 관계자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22일 한국의 김부겸 총리는 베트남 팜밍찡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우리 교민의 안전과 조속한 백신 접종에 대해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 교민들의 불안감을 전혀 잠재우지 못했다.

현재 한국도 백신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않다. 게다가 전 세계에 한국인이 없는 나라가 없는데 굳이 베트남에만 백신을 지원해 달라는 것도 무리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베트남의 백신 공급 부족, 한국과 베트남과의 경제적 관계, 교민 수 등을 고려해 본다면 정부의 이런 무관심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고 있는 베트남의 한국 교민들이 기댈 곳은 대한민국 정부 뿐이다. 자국민 보호라는 정부의 기본적 책무를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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