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재 / (사)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고국에 돌아와 TV를 보면서 느끼는 의문은 '왜 노래하고 춤추고 먹고 하는 오락·예능 프로그램에 방송사들이 큰 비중을 두는 걸까' 하는 것이다. 물론 시청률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겠지만 방송사는 국민을 올바르게 계도해야 할 의무도 있다. 국가의 지향성과 미래 발전의 틀 안에서 방송 편성이 돼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이미 50여 년 전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봤고, 당시 선진국에서는 개개인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후세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던 나라도 있었다.

2030세대가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세대 간 갈등이 큰 사회문제로 점화되고 있다. TV에서 세대 간 갈등의 본질과 생각의 차이, 국가관에 대한 차이를 조명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세대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회든지 진화해가는 순서가 있다. 산업화가 있었고 민주화가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선진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의식혁명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아침 일찍 한강변에 나간 적이 있었다. 음식물 찌꺼기, 빈 술병, 캔 음료, 종이컵 등 오물들이 어지럽게 버려진 것을 보고 아직 선진국은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기초질서는 국가 경쟁력이다. 민생 치안이 무너지면 당연히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본이 바로 서지 않아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은 매년 수십조 원에 이른다. 기초질서만 잘 지켜도 경제성장률이 3%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기초질서 불감증이 대한민국의 현주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외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들에게 주옥같은 산지식을 듣고 공유하면 국가 미래를 위해 값진 자료가 된다. '후세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를 주제로 시리즈 TV 토크쇼를 한번 하는 건 어떨까. 사회는 더 아름다워지고 시니어들은 자아실현이 돼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 개국 중 교통사고 사망률 1위, 청소년 흡연율 1위, 고독사 1위는 불명예 기록일 수밖에 없고, 이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이런 부조리를 개선하려면 '배려와 존중'이 기본 풍토로 자리 잡아야 한다. 시니어들이 그 역할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