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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4단계 방역 조치 피할 기회 몇 번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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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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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부, 자신감에 젖어 경각심 해이
투명하고 신속히 정보 제공해야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의 불길이 거세다. 7월부터는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될 거라고 잔뜩 기대했던 국민은 졸지에 최고 단계 방역수칙을 지켜야만 하는 신세가 됐다. 한 번이라도 위반하면 즉시 영업을 못 하게 하는 강력한 처벌법도 시행 중이다.

정부는 K-방역을 줄곧 자랑해왔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국민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더니, 집단면역의 고지 점령은커녕 역대 최다 확진자 기록을 경신했다.

그렇다면 이번 4차 대유행은 불가항력이었을까. 필자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지난 6월 들면서 정부가 백신 1차 접종 목표 조기 달성, 중증 이행률과 사망률 감소, 50대 이상 확진자 감소 등의 성과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 젖어 스스로 방역의 경각심을 늦춘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이다.

또한 지난해 두 차례 소비쿠폰을 발행한 뒤에 어김없이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교훈을 무시한 것도 문제다. 최악의 대유행이 코앞에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관련 부처는 또다시 소비 촉진책을 쏟아냈다.

6월 22일 395명 확진자 발생 이후 다음날 645명으로 하루 만에 무려 63% 급증했고, 이후 확진자가 감소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6월 30일 오후까지도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를 고수한 것은 몹시 아쉽다. 새로운 네 단계 거리두기는 완화를 목적으로 만든 정책이라 확진자가 급증하는 불안정한 시기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동안 거리두기가 다섯 단계일 때 그나마 축적한 경험이 소용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6월 들어 알파와 델타 등 전염력이 몇배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는데도 단순히 숫자만 비교하고 있었던 것도 실기의 원인이다. 백신에 대한 과도한 믿음도 한몫을 했다. 1차 접종만 마쳐도 초기에 높은 예방률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2차 접종까지는 3개월의 긴 공백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주력인 우리나라는 항체 역가(力價, 함량) 변화에 대한 충분한 자료도 없이 효능만을 강조한 측면이 크다.

더구나 1차 접종만으로는 33%의 예방 효과밖에 없어 델타 변이에 대한 충분한 백신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그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변이 여부 검사는 충분히 하고 있었음에도 그 자료를 활용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 점도 아쉽다. 당분간 접종할 백신이 사실상 바닥난 우리로서는 확산 세 억제에 좀 더 선제 대응이 필요했지만 실기했다.

3차 유행 때부터 지속해온 25% 안팎의 감염원을 밝히지 못한 비율로 인해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숨은 감염원이 6개월 이상 지역사회에 노출됐는데 이를 너무 오래 방치했다. 이것이 4차 대유행을 촉발한 에너지원이 됐다. 이를 해소하려면 인력과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서 역학조사 능력을 배가해야 한다. 전문인력을 사전에 양성해두지 않은 것도 못내 아쉽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대책은 무엇일까.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이 필수이나 방역 피로감과 경각심 해이가 걸림돌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투명하고 상세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면서 예측 가능한 방역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번처럼 넋 놓고 있다가 당하는 상황을 다시는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

델타 변이가 조만간 절대 우세 종이 되면 더 높은 전염력과 입원율로 인해 현재 거리두기 기준이 무색해질 수도 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백신을 빨리 구해 와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검사 건수를 대폭 늘려 숨은 감염자를 최대한 많이 찾아내 격리하는 것이 유행을 잠재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투망식 검사보다는 역학에 근거한 선택과 집중으로 양성률을 극대화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책의 수립과 이행은 전문가의 몫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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