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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공존의 이민정책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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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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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2021년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의 숫자는 약 200만명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250만명을 넘었다가, 이후 각 나라의 국경통제로 숫자가 줄었다. 줄었다 해도 올해 인구통계에 따른 우리나라 전체 인구 숫자가 5100만명이므로 전체 인구의 4% 정도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외국인, 이민 2세, 귀화자 등 ‘이주배경’을 가진 인구가 전체 인구의 5%를 넘으면 다인종 국가로 분류한다. 앞서 본 숫자에 한국국적을 취득한 귀화자, 한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 일부 미등록 체류자 등을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OECD 기준에 따른 공식적 다인종 국가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유입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관광 목적의 단기체류 외국인 숫자가 대폭 줄어들었을 뿐, 재외동포를 비롯한 장기체류 외국인은 기존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으로 삶터를 옮기는 외국인이 꾸준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경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체류 외국인 숫자는 급증할 것이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함께 사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사회에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거부감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 3년마다 조사되는 국가통계인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2018년 기준 52.81점이었다.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계속 절반 수준인 50점대에 머물러 있다. 이주민·외국인에 대한 배제와 혐오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약 70만명의 국민들이 난민법 폐지와 제주도로 피신한 예멘 난민을 내쫓아야 한다는 국민 청원에 동의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제도적 배제가 드러났지만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차별의 골은 깊어졌다. 얼마 전 법무부에서 발표한 외국인 영주권자 자녀에 대한 국적 취득 간소화 정책은 중국동포 특혜법안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나서는 본래 정책을 추진하고자 했던 이주배경 아동에 대한 인권보호와 사회통합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했다. 공장과 농어촌에서는 외국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는데, 입국한 외국인들이 이탈하여 미등록 이주민이 되는 비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다. 이주노동자는 여전히 사업장을 자유롭게 옮기지 못하고, 난방도 안 되는 기숙사에서 장시간 저임금 상태에 방치되고 있다. 오래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제대로 된 이민정책과 이민행정의 부재에 있다. 통합과 공존이라는 가치에 따른 체계적인 정책과 세부적인 집행체계가 단일한 조직 내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행정안전부는 외국인 주민,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정, 교육부는 이주아동,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 외교부는 재외동포, 법무부는 난민 등으로 쪼개져 있어 상호 유기적 연계와 평가가 불가능하다. 끝으로 외국인을 체류심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출입국 행정을 비롯한 일반 행정사무에 대한 접근권을 차별 없이 보장해야 한다. 차별과 혐오의 인식전환은 올바른 이민정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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