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전세계를 충격에 빠드린 9.11 동시 다발 테러 이후 사건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 정부로 부터 최악의 범죄자로 명명 되었으며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10년간 그의 사살을 위해 미국 정부가 사용한 직접 비용이 430조원 이며 간접비용은 1000조원에 다다른 다고 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오사마 빈 라덴의 사체를 항공모함 칼빈슨 호로 옮긴 이후 바다에 수장하였다고 발표 하였으며 아무도 그의 시신을 찾을 수 없을 거라 공표 하였다.

마찬 가지로 일본에서도 미국에 의해 사살당한 뒤 그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던 이들이 있다. 바로 최악의 A급 전범으로 판결된 일본의 2차 세계대전 전범들이다.

▲ 토죠 히테키(東條英機)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에서는 소위 도쿄재판이라 불리는 극동국제군사재판이 열렸다. 이 재판에서는 2차대전의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토죠 히테키(東條英機·1884∼1948) 전 내각총리대신을 비롯한 A급 전범 7인이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1948년 12월에 이들의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러나 사형 집행 후 이들 A급 전범에 대한 유골은 유족에 반환 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그들의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배일에 가려져 있다. 일본 국내에서 이들의 시신에 대한 행방은 쇼와 시대의 수수께기라고도 불린다.

7일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니혼(日本)대학의 다카자와 히로아키 전임강사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공문서에서  A급 전범의 유골 처리 방식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A급 전범 7명이 처형된 1948년 12월 23일과 49년 1월 4일에 작성된 두 건의 기밀 해제 문서다. 현장 책임자였던 루서 프라이어슨 소령이 “전쟁 범죄인의 처형과 시체의 최종 처분에 대한 자세한 보고”라며 경위를 기록했다.

문서에 따르면 프라이어슨 소령은 48년 12월 23일 0시에 도쿄 수감소에서 이뤄진 7명의 사형 집행에 입회했다. 시신은 트럭에 실려 제8군이 사령부를 두고 있던 요코하마로 옮겨져 오전에 화장됐다. 화장 후 수습된 유골은 제8군 활주로로 옮겨졌다. 프라이어슨 소령은 “요코하마 동쪽 약 30마일(약 48㎞) 지점까지 연락기로 이동해, 내가 유골을 광범위하게 뿌렸다”고 이 문서에 기록을 남겼다. 다만 이 지점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당시 A급 전범의 유골은 유족에게 반환되지 않아 태평양이나 도쿄만에 뿌려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는데, 이번 문서로 확인됐다. A급 전범의 처형을 입회한 당시 연합국군총사령부(GHQ)의 윌리엄 시볼트 외교국장은 저서에서 “지도자들의 묘가 장래에 신성시되지 않도록 유골은 뿌리기로 돼 있었다”고 기술한 바 있다. 도조 히데키의 손자 도조 히데토시(48)에게 이번 문서 발견 사실을 알리자 “어딘가에 폐기된 것보다는 자연에 돌아간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춘계 예대제 첫날 참배를 마친 후 떠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1978년 A급 전범 14명이 극비리에 합사됐다. 합사라고 해서 야스쿠니신사에 A급 전범의 유골이나 위패가 있는 건 아니고 합사자 이름을 적은 명부(영새부)가 있을 뿐이다. 처형된 도조 히데키 등의 유골은 이번에 기밀 해제된 문서를 통해 태평양에 뿌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도쿄=AP 교도통신 연합뉴스]

이번 문서를 발견한 다카자와 전임 강사는 B, C급 전범도 처형 후 해상에서 유골이 뿌려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일본의 침략 전쟁을 주도한 지휘부는 A급 전범,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고문과 살인을 한 사람은 B, C급 전범으로 분류됐다. 태평양전쟁 당시 조선인 148명도 포로 학대 등의 혐의로 B, C급 전범으로 분류돼 23명이 사형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