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11월 13일 입법예고한 복수국적 허용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국적법개정안을 일부 수정하여 정부안으로 확정하였다.

이 확정된 국적법개정안의 주된 내용을 보면, 선천적 복수국적자 중 이른바 원정출산을 통해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 명백한 사람들은 복수국적 허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적법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이후 사회일각에서 복수국적 허용을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거나 아무런 규제를 안 받는다’면서 이른바 원정출산을 상업적으로 알선하여 이를 부추기는 현상이 문제가 돼 왔다.

이 같은 문제는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복수국적 제도 개선의 본래 취지를 퇴색 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관계부처 의견조회, 국민 여론 수렴, 법제처 심사 등을 통해 일부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그 밖에도 복수국적 허용 대상자의 범위가 당초 입법예고한 내용보다 일부 축소되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우수 외국인재가 귀화하는 경우 국내에 5년 이상(결혼이민자는 2년 이상) 거주해야 했던 것을 거주기간에 관계없이 귀화할 수 있도록 귀화 요건을 완화하였다. 또 국내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6개월 내 국적포기신청을 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1년 내 “국내에서 외국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만으로 가능하게 함으로써 복수국적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밖에 혼인상태에서 귀화허가 받은 결혼이민자, 특별 공로자, 귀화 허가받은 우수 외국인재, 해외입양아중 우리 국적 회복자 등은 외국국적 포기 없이 복수국적이 허용된다.

또 선천적 복수국적자 등이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면 우리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원정출산으로 선천적 복수국적이 된 사람은 외국국적을 포기한 경우에만 우리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 원정출산자 해당여부는 원칙적으로 개정법률 시행 후 법무부에 설치될 국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판단할 예정이다.

또 이 개정안은 복수국적자가 우리국적을 이탈(=포기)할 경우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공관을 통해 국적이탈 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적이탈 요건 및 절차를 강화하였다.

이밖에 기존에 입법예고한 내용과 달라진 부분은 국제결혼 후 귀화 사람에게 전면적인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경우 이들의 가정해체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혼인이 파탄된 상태에서 귀화한 결혼이민자에 대하여는 이번 복수국적 허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귀화허가 후에도 적절한 점검활동으로 위장결혼 등의 사유가 사후에 발각되면 귀화허가를 취소하게 된다.

정부안으로 확정된 이번 국적법개정안은 연내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여 내년 상반기 중 국회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