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3.2.8 수 17:06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칼럼
재일조선학교에 대한 일본우익단체의 만행일본 정부와 언론은 외면...단순 시위아닌 민족을 모욕하는 행위
최영호 교수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9.12.22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최영호 / 영산대학교 교수 ]


   
최근 교토에서 우익 단체가 재일동포 민족학교에서 난동을 피우는 동영상이 나돌고 있다. 지난 12월 4일 ‘재일외국인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약칭, 재특회) 소속 청년 10명이 교토 조선제1초급학교 뒷문에 몰려와 확성기를 통해 학생과 교사들을 상대로 하여 “간첩 자식들” “일본에서 내쫓아라” 등의 욕설을 퍼붓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조선학교가 일반 공원을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하면서 학교와 공원을 연결하는 스피커 전선을 절단하는가 하면 학교 소유 단상을 날라서 교문 쪽으로 내던지기도 했다. 이들은 공원을 조선학교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시 당국이 이를 방치하고 있어 자신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제1초급학교는 교토시와 마을 주민회의 협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 1960년대부터 학교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을 학생들을 위한 운동장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공원을 학교 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라고 하지만 그것은 핑계이며 이민족 배척의 구실에 불과하다. ‘납치’ 문제, 미사일 발사, 핵개발 등으로 북한에 대한 일본사회의 혐오감이 이러한 폭거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난동을 일으킨 재특회(在特會) 단체는 총련 뿐 아니라 민단에 대해서도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정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을 요구하고 있는 민단의 요구에 대해 이들은 공식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 조선학교 앞에서 이들이 내뱉은 폭언은 21세기에 들어서도 평화로운 일본사회 일각에 여전히 이민족 특히 한국ㆍ조선인에 대한 뿌리 깊은 멸시와 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곧 바로 재일한국ㆍ조선인에 대한 호감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잘 보여주었다. 이번 난동을 지켜본 조선학교 교사들은 물론 어린 학생들은 과거 민족차별의 암울한 역사가 바로 눈앞에 되살아나고 있다고 하는 섬뜩한 현실을 목격한 것이다.

재특회 단체는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계 시민단체로 2007년 1월에 발족했다. 발족 후 3개월 만에 천명이 넘는 회원이 모였으며 2009년 12월 현재 회원수가 7천명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민족차별을 이용한 특권의 요구 또는 한국과 재일한국ㆍ조선인에 의한 역사 위조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재일한국ㆍ조선인이 일본 정부에 대해 복지급부금이나 생활보호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재일외국인 참정권 문제는 물론, 불법체류자 문제 등에 대해 비판적이며, 길거리에서 선전과 데모를 통해 “외국인은 나가라”라고 하는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올해 9월 13일부터 10월 10일까지 삿포로에서 오사카까지 전국에 걸쳐 외국인 참정권 반대 릴레이 데모를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1월 1일에는 도쿄 조선대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재특회의 회장 사쿠라이마코토(櫻井誠)는 대표적인 혐한류 작가이며 ‘동아세아문제연구회’ 대표도 맡고 있다. 2005년에 ‘만화 혐한류’의 해설본 ‘혐한류 실천 핸드북’을 출간했으며 2006년에 ‘혐한류 실전 핸드북 2’를, 2009년에는 ‘반일 한국인 격퇴 매뉴얼’을 내놓았다. 그는 대중 서적으로 통해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다. 2006년에 ‘만화로 이해하는 중국 100의 악행’, 2008년에 ‘또 중국이냐! 90분에 이해하는 중국 악행“을 내놓았다. 스스로 역사연구가라고 자칭하고 있지만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일은 없다.

재특회의 교토 만행에 격분한 재일동포 시민운동가 한 명이 지난 13일 한국의 시민단체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서신을 국문과 영문으로 보내왔다. 그 일부를 아래에 인용한다.

--------------------------------------------------------------------------------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요코하마에 사는 배안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나서 자란 2세이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조선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저희 아이들 역시 초등학교로부터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에서 배우게 하였습니다.

일본이란 민족배타주의가 판을 치는 환경 속에서 우리 재일동포들은 민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자긍심을 안고 우리 민족의 미래와 통일 조국을 실현하기 위하여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존심을 안고 살아가게 하기 위하여 우리 재일동포들은 그들에게 민족의 얼을 심어주고 우리의 민족문화를 계승하게 하기 위하여 조선학교를 짓고 민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수많은 동포들의 노력과 애씀에 의하여 천금보다 귀한 인재가 이 일본 땅에서 키워졌고 이들은 우리 동포사회뿐만 아니라 지금 남북 조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곳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일본의 많은 벗들이 우리를 도와주었고 남북의 많은 분들의 아낌없는 도움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12월 4일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 일본 교토의 조선학교에서 일어났습니다. 일본의 배타주의 자들의 집단 ‘재일외국인 특권을 허용하지 않은 시민의 모임’ 멤버들이 조선학교 앞에 몰려와 학교와 우리의 보물 같은 아이들을 향하여 입에 담지도 못한 욕을 내뱉고 퍼부었습니다.

저는 한 인간으로서, 일본에 사는 동포이자 일본의 주민으로서 그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이는 민족적 배타주의 성격을 띤 테러 이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본의 배타주의 자들은 조선학교에 와서 우리를 모욕했지만 이 모욕적인 말들은 단순히 이 학교에 대해서만 향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을 모욕하고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고 던져진 것입니다.

일본의 많은 우리의 벗들을 모욕하고 따뜻한 정으로 이어진 교류와 우정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자들을 일본 미디어는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정부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대책을 취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온 세계 우리 동포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을 우리말과 영어로 번역하였습니다. 많은 우리 동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일본정부와 일본의 미디어에 압력을 가하는 데 협력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오늘도 공포에 떨리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보내주십시오.

하나의 조국, 하나의 민족으로 더 당당히 살아갈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하여 저희들은 앞으로도 온갖 노력을 아낌없이 해 나갈 것입니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