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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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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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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 / 재뉴질랜드 칼럼니스트

   
 

“주사위는 던져졌다(The die is cast)” 율리우스 카이사르(라틴어 Julius Caesar, 영어발음은 줄리우스 시저)는 BC 59년에서 51년까지 8년에 걸친 갈리아 전쟁(Bellum Gallicum)에서 이태리 북부의 서부 유럽 지역과 브리타니아(잉글랜드) 지역까지 평정하고 로마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로마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해외 원정에서 돌아오는 모든 장수들은 무장을 해제하고 루비콘(Rubicon) 강을 건너야 된다. 당시 민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차지하고 있던 카이사르가 돌아 올 경우 권력이 카이사르에게 독점될 것을 우려한 원로원에서는 카이사르의 귀환과 함께 그를 처치할 계획을 암암리에 세우고 있었다. 이를 간파한 카이사르는 무장을 해제하고 들어가서 잡혀 죽느냐, 아니면 그대로 쳐들어가 원로원을 장악하고 권력을 쟁취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가 무장을 한 채로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외쳤다.

당시 로마는 안으로는 권력쟁탈, 밖으로는 다른 민족의 침입으로 얼룩져있었고 따라서 새로운 종류의 지도자를 원했다. 날고 기는 정치꾼, 장군,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등장했다. 카이사르도 그 중 하나였다. 내전을 통해 원로원을 장악하고 독제관이 된 카이사르는 공화정의 부활을 꿈꾸는 브루투스 일파에게 암살되고 말았다. 오랜 전란에 지친 로마인들은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누리던 자유에 대한 향수를 느꼈다. 하지만 내전을 종결시키고 평화를 가져온 아우구스투스(Caesar Augustus)를 받아들이면서 로마 공화정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세습 군주국의 시대로 전환되었다.

“지구상에 영원한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황제 체제 시대의 권력투쟁은 얼마나 처절했던가? BC 27년부터 기원한 로마제국의 역사는 서기 476년까지 503년 동안 존속했지만 평화가 지속되고 백성들이 편하게 지냈던 시절은 5현제(賢帝) 시대라고 부르는 서기 96년부터 180년 까지 84년에 불과했다. 정치안정, 경제번영, 최대의 영토유지, 문화를 속주(屬州)의 각 지역까지 파급시켜 제국의 전성기(Pax Romana)를 이룩한 시기이다. 나머지 제국의 역사는 피바다의 연속이었으며 황제의 폭정과 권력층의 사치와 향락, 끊임없는 전쟁으로 일반 백성들의 고달픈 삶은 끝이 없었다. 사실상 초대 황제였던 카이사르는 즉위 전 암살당했고 그 후 81명의 황제 중 33명은 암살로, 4명은 자살, 4명은 처형, 2명은 피살, 병사/사고사로 8명, 전사 7명, 퇴위 5명, 옥사 1명이었으며 자기 수명대로 사망한 황제는 17명에 불과했다.

독립 국가로 탄생한 지난 73년 동안의 한국 역사를 반추해 보더라도 권력투쟁의 과정이 얼마나 처절했던 가를 알 수가 있다. 정부수립 과정, 한국전쟁, 이승만 정권의 몰락, 박정희 정권의 붕괴, 전두환 정권의 퇴진이 한편의 드라마 같이 펼쳐진 40년의 역사였다. 그 후 1987년 6공화국 헌법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되고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 정권을 쟁취하면서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1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고 한국전쟁으로 전국이 초토화 된 상황에서 오늘날 세계 경제대국, IT 강국, 한류의 세계화 등을 일구어낸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중 3명은 재임 중 쫓겨나고, 1명은 재임 중 저격당했고, 4명은 퇴임 후 감옥에 들어갔으며 2명은 아직 옥살이를 하고 있다. 1명은 퇴임 후 자살했으며 1명은 아직 임기 중에 있다. 퇴임 후 제대로 명을 다하고 사망한 대통령은 2명에 불과하다. 제국도 아니고 땅 덩어리 약 10만 ㎢ , 인구 5천만 명 규모의 73년에 불과한 한국의 현대사가 마치 로마제국의 축소판을 보는듯하여 씁쓸하다.

한국에서는 미니 대선이라고도 불리는 서울과 부산의 시장 선거가 끝났다. 1년 남짓한 임기의 시장을 쟁탈하기위하여 양측에서 피투성이 싸움을 하는 것을 보는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다. 서울에 있을 때 남 녀 간의 풍조를 빗대어“요새 숫처녀는 희귀 동물이고 숫총각은 멸종 동물인데 숫처녀와 숫총각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천연기념물이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마찬가지로“비린내 나지 않는 정치인은 멸종 동물이고 법과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정치인은 희귀 동물이다. 국가 사회를 위해서 사심 없이 몸을 바친 정치인은 박물관에서 찾을 일이다.”라는 말이 유행할 만하다, 국민들 입장에선 울화통이 터질 일이지만“못난 정부라도 정부가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 말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에 의해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는 인류가 수 천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쌓아온 결과물이다.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선거 구도에서 주권자는 누구를 선택해야 되는가? 최선(最善)이 없다면 차선(次善)이라도 선택해야 되고 악(惡)으로 뒤 덥혀 있다면 최악(最惡) 대신 차악(次惡)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다음 선거에서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후보자 입장에서는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국가 사회에 자기의 순수한 열정을 쏟을 마음만 있다면 당락에 관계없이 자기의 포부를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정당이 기업이라면 후보는 대표 상품이다. 기업은 자사의 상품이 고객과 하모니를 이루어 고객이 만족하도록 해야 그 기업과 상품이 수명을 오래 지속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정치란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

이제 11개월 남은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은 지금부터 몸부림치는 권력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부디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정치가 전개되었으면 하는 소원을 빌고 싶다. 한국인들이 한국의 정치 풍토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정치적인 이슈에 너무 민감하지 않아 평화롭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재외 동포사회에서 일어나는 한인사회 자체 내의 불협화음들로 교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허다하다. 마침 다음 달에 이루어지는 오클랜드 한인회장 선거가 순조롭게 끝나고 한인들이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아 갈 수 있도록 한인회가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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